이현숙 한겨레경제연구소 부소장
[99%의 경제]
HERI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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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불경기라 해도 명절이면 얇아진 지갑을 연다. 이번 추석에는 반가운 변화의 기운을 느낀다. 여러 지방자치단체들이 ‘사회적기업 착한 선물 보내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에서 만든 상품을 선물로 구입하자는 윤리적 소비 운동이다. 지역마다 바로 이웃에 사회적기업들이 있으니, 도와주자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것이다. 긍정적 사회변화의 신호이다.
지난 26일 한겨레신문사 청암홀에서는 윤리적 소비 운동을 공감하는 다른 방식의 행사가 열렸다. 윤리적 소비의 생생한 경험을 서로 나누는 공모전이었다. 5년째를 맞은 공모전은 해를 거듭하면서 참여자가 늘고, 응모작의 주제도 다양해졌다. 초기에는 대학생과 생협 조합원들이 대부분이었다. 이제는 초등학생부터 청년, 중장년까지 연령대가 넓어졌다. 윤리적 소비의 개념도 확대되었다. 단순히 윤리적 제품을 소비하는 데에서 생활 속 소비윤리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도시 텃밭 가꾸기, 동네 재래시장 이용하기, 학생들의 특별활동 등 다양하고 건강한 삶의 에너지가 녹아들고 있다. 5년 전 공모전을 처음 시작하면서, 윤리적 소비에 대해 이야기하며 돌아다닌 적이 있다. 무심하고 냉랭한 반응이 돌아왔다. ‘돈 있는 사람들이나 하는 것 아닌가요?’ ‘윤리와 소비가 어떻게 연결될 수 있나요?’ 10명 중에 9명은 그렇게 대답했다. 지금은 뽕나무밭이 바다로 변한 느낌이다. 공정무역 커피·초코렛, 사회적기업 제품, 공정여행 등 윤리적 소비의 구체적인 사례를 꼽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앞으로 풀어가야 할 과제도 많다. 지난 5월 대한상의에서는 윤리적소비 활성화를 주제로 설문조사를 했다. 설문 참가자들의 절반 가까이가 친환경이나 공정무역 제품의 다양화와 품목확대를 해결과제로 꼽았다. 이번 추석 때 사회적기업의 착한 선물을 이용하려고 했던 사람들 가운데도 품목이 좀더 다양해지면 좋겠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소비자와 생산자가 함께 하는 소비는 더이상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는 이미 발걸음을 내디뎠다. 사회적 책임 구매를 늘리겠다는 공공기관이 늘고 있다. 자라나는 꿈나무들은 윤리적 소비에 관심을 갖고 경험담을 글로 쓰는 작은 실천을 하고 있다. 한가위의 보름달만큼 마음이 넉넉해진다.
이현숙 한겨레경제연구소 부소장 h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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