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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어르신들이 살맛나는 세상

등록 2012-08-16 19:29수정 2012-08-17 08:47

[99%의 경제]
HERI의 시선
일본 요코하마 고토부키 마을은 성공적인 지역재생 사례로 꼽힌다. 이 지역은 시민단체, 사회적기업, 대학 등의 협력으로 슬럼가에서 여행객이 찾는 곳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지역재생 과정에서 참여기관이 가장 공들여 해결하려 했던 과제는 어르신들의 일자리 문제였다.

고토부키 마을 주민의 70%가 60대 이상 고령자이고 생활보호 수급자이다. 일하고자 하는 어르신들에겐 일할 기회가 필요했다. 어르신들은 일자리를 찾기도 쉽지 않거니와 대부분은 일거리를 힘들여 찾지 않았다. 생활보호 지원금으로 최소한의 생계를 꾸려가며 1.5평도 채 되지 않는 쪽방에서 하루하루를 무기력하게 보내고 있었다. 사회로부터 점점 멀어지며 우울증에 걸리는 어르신도 적지 않았다.

비영리법인 ‘사나기다치’와 사회적기업 ‘고토랩’은 어르신들이 일할 다양한 기회를 마련했다. 오랫동안 일하지 않은 어르신들에게는 쉼터 앞에 있는 화단을 가꿔 보거나 식당에서 자원봉사 일을 하게 했다. 사람들을 대하는 데 조금 익숙해지면 빈 쪽방을 숙박시설로 개조한 고토랩의 호스텔에서 관리 일을 맡겼다. 이렇게 얻은 일자리는 고토부키 어르신들이 사회와 소통하는 통로이며 살아가는 이유가 되었다.

고토부키의 사례는 고령화 속도 세계 1위인 우리 사회에 던지는 시사점이 크다. 지금 우리나라 어르신 둘 가운데 한 명은 경제적으로 가난하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집계한 65살 이상 노인층의 ‘상대적 빈곤율’(중간층 소득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비율)은 45.1%였다. 회원국 평균인 17.1%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경제적으로 어려우니 더 많이 일해야 하는 처지지만, 우리나라에서 어르신들이 일자리를 구하긴 쉽지 않다. 설령 일자리를 찾아도 임금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기초노령연금 대상의 확대와 증액을 통한 어르신들의 소득보장 대책이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소득보장 대책만으로 어르신 빈곤문제를 다 해결할 수는 없다. 사회적기업과 마을기업을 통해 어르신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도 적극 고려해야 할 것이다. ‘어르신들이 살맛나는 세상.’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고 있는 우리가 꿈꿔야 할 미래이다.

이현숙 한겨레경제연구소 부소장 h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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