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 생협에서 운영하는 편의점 모습. 외주업체가 운영하는 학생회관 편의점보다 커피와 생수, 우유 등의 음료 값이 40%가량 싸다. 1만원씩 출자한 3000여명의 학생과 교직원이 세종대 생협의 조합원으로 가입해 있다.
[99%의 경제] 협동조합이 싹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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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주업체에 운영권 넘길 듯 학생들 “값싼 물건 좋았는데
철수 요구 너무 안타깝다” 전국 대학생협 모두 29곳
전체 매출액 1585억 달해 편의점 물품의 가격 차이는 훨씬 두드러졌다. 생협 편의점에서 1100원인 코카콜라가 학생회관 내에 입주한 외주업체에서는 1500원이었고, 같은 브랜드의 생수는 400원과 750원으로 두 배 가까이 가격 차이가 났다. 여행용 티슈는 생협이 400원, 외주업체는 700원이었다. 우유, 요구르트, 커피 등 7개 음료와 여행용티슈를 구입해 총액을 비교해보니, 생협 매장(6800원)과 외주업체 편의점(9750원) 간에 무려 40%의 가격 차이가 났다. 대학에서 외주업체에 높은 임대료와 기부금을 받아들이고, 그 업체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폭리를 취하는 공생구조의 ‘패악’이다. 남 팀장은 “생협 편의점에서는 구매원가에 30% 이하의 판매 마진을 붙이고 식당에서도 100원을 올리지 않으려고 애쓰지만, 이익을 추구하는 외주업체는 다르다”고 말했다. 세종대의 박해일 총무처장은 “모든 매장에서 생협을 철수시켜 외주업체로 넘기겠다는 뜻은 아니다”면서 “시설이 낙후된 일부 매장 운영권을 학교에서 넘겨받아 직접 운영하고 인건비 등 경영의 몸집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생협과 조합원들은 결국 목 좋은 매장의 운영권을 대학이 가져갈 것이란 의구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생협은 최근 성명서에서 “학생들의 돈으로 자산을 불려온 대학이 이제는 학생들의 밥값마저 넘보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국대학생활협동연합회의 이미옥 조직교육과장은 “사유재산의 주인이라고 생협의 존폐를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일이 아니라 생협의 공익성을 먼저 인정해야 한다”며 “협동조합의 젋은 일꾼을 배출해낸 모범사례인 세종대 생협을 지켜내지 못한다면 세계협동조합의 해가 무색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종대와는 달리 최근 대학가에서는 협동조합 열기가 높아지면서 지난해 이후에만 모두 8개의 대학 생협이 새로 설립됐다. 1990년 조선대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전국에 세워진 대학 생협은 모두 289곳에 이른다. 전체 매출액이 1585억원으로, 대학 1곳의 평균이 50억원을 넘어섰다. 국립대 생협이 다수이지만, 연세대와 이화여대, 경희대, 숭실대, 한국외대 등의 사립대에서도 생협을 운영되고 있다. 한국방송통신대와 충남의 목원대에서도 올해 안 생협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글·사진/김현대 선임기자 koala5@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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