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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대기업이 기술 약탈 ‘창업신화’ 사라져

등록 2012-02-15 20:29수정 2012-02-15 23:15

[0.1% 재벌의 나라] ④ 한국판 스티브 잡스 왜 못나올까

구글은 1998년 창업해 10여년 만에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페이스북은 2003년 세워져 거대 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10년도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국내 30대 재벌 가운데 10년 이내에 창업해 성장한 기업은 하나도 없다. 새로 진입한 곳도 다른 회사를 인수해 이름만 바꿨을 뿐이다. 국내에서 창업을 통해 대기업으로 성장하고 재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15일 중소기업중앙회 집계를 보면, 1995년 0.7%이던 대기업 비중은 2009년 0.1%로 크게 줄었다. 1000곳 중 7곳이던 대기업이 1곳으로 줄었다는 뜻이다. 반면 5.3%이던 중기업은 3.6%로 약간 줄었고, 94%이던 소기업 비중은 96.3%로 오히려 증가했다. 대기업은 갈수록 수가 줄면서 소수 거대 기업으로 흡수되고 있는 반면 소기업은 수가 늘면서 영업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 과정에서 중소기업들은 재벌 대기업에 종속되면서 성장, 발전의 길을 봉쇄당하고 있다. 재벌 기업이 중소기업의 기술 개발, 판로 개척 등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소기업연구원이 최근 중소기업 150곳의 기술인력 유출 현황을 조사한 결과, 기술인력 이직률이 2008년 2.1%에서, 2009년 3.1%, 2010년 5.1%로 올라가고 있다. 기업 생태계가 파괴되면서 중소기업의 성장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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