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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금융사 나서 수질개선땐 추가금리 혜택

등록 2008-11-12 19:42

일본 나라현의 야마토신용금고 직원들과 주민들이 지역의 젖줄인 야마토강 정화를 위해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야마토신용금고 제공
일본 나라현의 야마토신용금고 직원들과 주민들이 지역의 젖줄인 야마토강 정화를 위해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야마토신용금고 제공
CSR(사회책임경영) 중소기업도 뛴다 - ③ 일본편
야마토신용금고, 야마토강 BOD 수치 낮춰
올해 82억엔 예금유치 등 계속 인기 끌어

일본 나라현의 야마토신용금고는 지역의 환경개선 정도와 정기예금 금리를 연계한 독특한 사회책임경영 모델을 시행하고 있다. 나라현에만 21개 지점이 있는 야마토신용금고는 지난 2006년 이 지역 대표 하천인 야마토강의 수질이 개선되면 정기예금 금리에 추가 금리를 얹어주는 1년 만기의 ‘야마토가와 정기예금’을 내놓았다. 야마토강의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이 낮아질 때마다 그에 비례해 추가 금리를 주는 방식이다.

이 상품은 지역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이 상품에는 신용금고의 목표치인 50억엔을 초과해 모두 59억엔이 들어왔다. 주민들은 강 수질을 악화시키는 생활폐수를 줄이고자 정기예금 가입 때 신용금고에서 나눠주는 작은 기름망을 배출구에 달았다.

또 지역에서 나온 폐오일로 만든 재생 비누를 쓰는 가정도 늘어났다. 신용금고 직원들이 펼치는 야마토강 청소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하는 주민들도 적지 않았다. 이런 노력으로 이듬해인 2007년 야마토강의 생물학적 산소요구량은 6.4㎎/ℓ에서 4.7㎎/ℓ으로 크게 개선됐다.

그 결과 신용금고 쪽은 가입자들에게 0.5%포인트의 추가 금리 혜택을 줬다. 이런 추가금리 폭은 이 상품의 기본금리(연 0.5%)와 같은 수준이다. 가입자들은 애초보다 갑절의 금리 혜택을 보게 된 셈이다. 이 상품은 2007년 80억엔, 2008년 82억엔의 예금을 유치하는 등 계속 인기를 끌고 있다.

신용금고 쪽은 주민들의 관심을 유도하고자 이 정기예금 총액의 0.01%를 할애해 야마토강의 원류를 찾아가는 무료 체험학교를 매년 열고 있으며, 오는 23일에는 ‘야마토강 재생 포럼’을 열어 지역주민과 관심사를 논의할 예정이다. 고오리야마 상무는 “상품의 질적인 차이가 사라지면서 소비자들은 기업의 브랜드가치에 따라 제품을 택하고 있다”며 “지역 하천을 정화하는 것은 주민의 생활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야마토신용금고의 이미지를 높여 경영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요코하마현에 있는 중소기업 이시이조원은 회사가 갖고 있는 지식이나 자산을 지역민들에게 나눠주면서 기업 이미지 개선 효과는 물론 직원들의 사기도 높이고 있다. 가로수 정비 및 개인주택 정원관리를 하는 이 업체는 직원 수가 8명, 연매출이 2억엔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사회책임경영 활동은 그 어느 회사보다도 적극적이다. 이 회사의 이시이 나오키 사장은 지난 6월 젠부소학교에서 숲에서 조심해야 할 독초와 식물의 성장 과정 등에 대한 강의를 했다.


또 지역 축제인 ‘요코하마 개항제’에 직원들과 함께 참여해 묘목 300개를 공짜로 나눠줬다. 이 회사 직원 아마미야 준페이는 “사회책임경영으로 얻는 직접적인 이득은 없다”면서도 “지역 주민들이 우리 회사를 좋은 기업으로 인정해주고, 직원들에게는 자부심을 갖게 하는 보이지 않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또 “요코하마현에 있는 200여개의 경쟁 회사 중에서 매출은 중간 정도이지만 직원들의 만족도나 충성도는 상위에 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료코쿠대학의 시게모토 나오토시 교수(경영학)는 “역사가 오랜 일본의 중소기업들은 전통적으로 지역사회에 이익을 환원하는 사회공헌 활동을 해왔다”며 “최근에는 유럽이나 미국식의 사회책임경영 모델을 받아들여 과거의 기부 방식을 뛰어넘어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에 보탬이 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라현 요코하마현/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에이코 이부키 노무라연구소 연구원

“중기 성장 돕는 사회책임경영”


에이코 이부키 노무라연구소 연구원
에이코 이부키 노무라연구소 연구원
“사회책임경영(CSR)은 중소기업에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의 주임연구원이자 일본 비영리기구(NPO)학회 이사인 에이코 이부키(사진)는 지난 6일 일본 도쿄에서 “중소기업은 사회책임경영을 통해 더 우수한 인재를 구할 수 있고,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특히 지역 사회에서 회사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마케팅 수단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물엿으로 유명한 오카야마현의 중견기업 하야시바라를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들었다. 하야시바라는 자신의 지역에 매장된 다양한 공룡화석에 대한 연구를 지원하고, 공룡화석 연구모임인 ‘하야시바라 포럼’까지 꾸렸다. 이를 통해 이 회사 이름이 지역민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해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고, 나중에는 물엿 판매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일본에서는 과거 사회책임경영을 통해 이윤을 창출하는 것에 대해 비판적 여론이 있어 기업이 사회공헌 활동을 해도 잘 알리지 않았다”며 “그러나 2003년 이후 여론의 관심이 높아지고 기업에 보탬이 된다는 것이 인식이 확산돼 많은 기업이 사회책임경영을 더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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