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디에고의 온라인구루가 추구하는 핵심가치에는 ‘윤리적이 될 것’이라는 가치가 포함돼 있다. 사진은 직원들이 음주운전에 반대하는 엄마들의 모임 행사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기념촬영하는 모습. 사진 온라인구루 제공
버티칼 레스폰스는 시민단체와 교육봉사
온라인구루, 푸드뱅크 지원·환경운동 펼쳐
온라인구루, 푸드뱅크 지원·환경운동 펼쳐
CSR(사회책임경영) 중소기업도 뛴다 /
① 미국편
‘사회책임경영’(CSR)이 전지구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기업이 지속성장하려면 영리 추구 뿐만 아니라 종업원·투자자·소비자·지역사회 등 여러 이해관계자를 존중하고, 환경·노동·사회공헌 등의 책임까지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경영이념이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벤처기업도 여기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 국내외 중소·벤처기업들의 사회책임경영 모범사례를 네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당신이 뿌리박은 지역 커뮤니티에서, 작은 일부터 시작하라.’
실리콘밸리가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벤처기업들한텐 사회책임경영(CSR)이 하나의 문화다. 거창한 내용이 아니더라도, 지역 사회단체들이 벌이는 수많은 활동에 참여하며 이들은 지역 커뮤니티와의 유대 끈을 튼튼히 하는 동시에 자신들의 기업의 ‘질’도 높여가고 있다. ‘미국 기업들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스티비 어워드에서 올해 중소기업 사회책임경영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던 두 업체를 지난주에 찾아갔다.
#1. 샌프란시스코의 기업 ‘버티컬 리스폰스’는 작은 기업이나 자영업자들에게 맞춤형의 이메일 마케팅을 제공하는 업체다. 직원 60명 규모의 이 업체가 본격적으로 사회책임경영을 시작한 건 2005년께부터였다. 재닌 포픽 사장은 “조금씩 사업도 본궤도에 오르며 우리 기업을 키워준 샌프란시스코라는 지역에 보답을 하고 싶던 차에 파트너업체인 세일즈포스닷컴이 자신들의 기부재단에 참여할 것을 권한 것이 계기였다”고 말했다. 같은 해 비영리단체(엔피오)에 서비스 비용을 30% 할인해주기 시작했고 크고 작은 지역 활동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직원들이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노숙자들과 만남의 시간을 갖거나, 봉사단체와 연계해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자원봉사 활동을 벌이는 일은 온전히 근무시간으로 인정된다. 정기적인 사회공헌활동 외에도 지난해처럼 긴급하게 샌프란시스코 해안의 기름 유출이 있을 때엔 전직원이 봉사에 나선다.
올해는 여기에 하나 더했다. 포픽 사장은 자신의 재무담당 임원의 생일날 이렇게 말했다. “생일 선물로 내게 아이디어가 있어요. 비영리단체 회원들에게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예요.”
비영리단체 무료 서비스 같은 사회책임경영 활동은 입소문 효과도 컸다. “욕심내지 말고 작은 일부터 시작할 것”을 강조한 포픽 사장은 “시에스아르는 남을 돕는 일이기도 하지만 우리의 팀워크를 높이고 우리의 활동에 동감하는 우수한 인재들이 찾아오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올해 ‘지역 최고의 직장’에 뽑힌 데 자부심이 크다. 회사는 양면복사지만 사용하게 하고 공정무역 커피를 구매하는 등 철저한 ‘환경주의’를 실천한다. 포픽 사장은 “직원들이 가정에 돌아가서도 이를 실천하고 결국 이것이 커뮤니티를 바꾸는 일도 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2. 샌디에이고의 인터넷 업체 온라인구루의 사무실에 들어서면 벽 곳곳에 쓰인 글씨들이 눈에 들어온다. 회사의 ‘핵심 가치’를 써놓은 것인데 여기엔 ‘윤리적이 될 것’도 포함돼 있다. ‘항상 타인의 최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라.’
‘온라이트먼트(온라인과 계몽이라는 뜻의 인라이트먼트의 합성어)로 가는 길’을 내건 이들은 기존의 공공정보를 좀더 쉽고 편하게 만든 사이트로 돌풍을 일으켰다. 1999년 시작한 사이트(DMV.ORG)는 캘리포니아주 교통관리국의 정보를 비롯해 자동차등록, 면허, 도로에 관한 모든 정보를 다루는 민간 사이트로 큰 성공을 거뒀다. 편집 책임자인 젠 램보이는 “시에스아르 활동을 통해 직원들간 회사의 철학에 대한 공감대가 더 커져간다”고 말했다.
‘지구의 날’에는 직원들이 함께 피크닉을 즐기며 환경을 지키기 위한 서약을 각자 쓰는 행사를 열기도 했다. 음주운전을 반대하는 엄마들(MADD)의 모임 행사에는 직원들이 자신들의 ‘장기’를 살려 인터넷카페를 설치하는 것을 지원해주고, 샌디에이고 푸드뱅크를 도와 각자 음식을 모아 기부를 하기도 한다. 샌디에이고 지역 병원에 입원한 자녀를 둔 외지인 숙소 마련을 위한 자선행사나, 장난감 모으기 행사 등 이들의 참여 방법은 다양하다. 램보이는 “직원들이 먼저 아이디어를 내 참가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파트너십 매니저인 패멀라 푸티안은 “주변에 많은 단체 및 재단과 손잡으면 쉽게 사회책임경영에 동참할 수 있다”며 “지역에 손을 뻗는 것이 시에스아르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샌디에고/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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