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생산라인 가동중단…최대 500억 손실
“완전 재가동엔 1~2일 더 걸릴듯”
“완전 재가동엔 1~2일 더 걸릴듯”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공장인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서 3일 오후 정전 사고가 일어나 일부 생산라인의 가동이 중단됐다. 삼성전자는 이틀 안에 재가동하는 것을 전제로 최대 피해액을 500억원으로 추정했지만 복구가 늦어질 경우 막대한 생산 차질이 예상된다.
가동 중단 사태는 이날 오후 2시30분께 경기도 용인 기흥사업장 변전소 배전반 이상으로 K2 지역 생산라인에 전력 공급이 끊기면서 발생했다. 지난 1984년 세워진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이 정전 사고로 가동이 중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2 지역은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인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생산하는 7·8·9·14 라인, 비메모리(시스템LSI) 반도체를 생산하는 6·S 라인 등 6개 라인으로 구성돼 있다. 삼성전자는 “사고 라인 중 300㎜(12인치) 웨이퍼(반도체 재료인 실리콘 원판) 2개 라인은 저녁 7시께 전력 공급이 재개됐고, 나머지도 이날 중 전력 복구가 가능하다”며 “12인치 라인 복구(재가동)에는 하루, 늦어도 이틀을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K2 생산라인의 하루 매출은 최대 250억원으로, 전체 피해액은 최대 500억원 정도로 삼성전자는 추정했다.
그러나 반도체 생산라인은 온도·습도 등이 최적화된 초정밀 공정이어서, 일단 한번 멈추면 재가동에서 정상화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린다. 가동이 중단된 생산라인에 투입돼 있던 웨이퍼는 폐기해야 한다. 한 반도체 공정 전문가는 “반도체 장비와 시설이 오염됐다면 이를 제거하는 데 시간이 꽤 걸릴 뿐 아니라, 재가동하더라도 수율(불량률의 반대)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며 “정상 수율로 끌어올릴 때까지 길게는 한달여가 걸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로 반도체 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낸드 플래시 메모리 분야에서 삼성전자는 세계 시장점유율 1위다. 사고가 난 생산라인은 삼성전자의 낸드 플래시 전체 생산량의 절반 가량을 담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박현 푸르덴셜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수요를 앞두고 낸드 플래시 가격이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으로선 큰 악재를 만난 셈”이라며 “조기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추가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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