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초유의 정전 사태, 삼성전자 비상 걸렸다

등록 2007-08-03 17:42

3일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생산 공장에서 발생한 정전사태로 라인 가동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함에 따라 세계 반도체 업계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생산 중단이 일어난 곳이 삼성전자[005930]의 주력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낸드 플래시를 생산하는 라인이 모여 있는 K2지역이라는 점에서 더욱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 정전 왜 발생했나 = 기흥 공장의 정전은 공장 내부 변전소의 배전반에 이상이 생겨 발생했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기흥 공장의 전력은 화성 신수원 변전소에서 공급하고 있는데, 신수원 변전소에서 기흥 공장까지 연결되는 송전선로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날 정전 사태는 한전의 전력 공급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공장 내부 변전소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보통 반도체 라인의 경우 정전에 대비한 응급 전력 복구 시스템이 준비돼 있지만 정전으로 인해 K2지역의 6개 라인이 모두 가동이 중단됐다는 점에서 사태는 더욱 심각하다.

생산이 중단된 라인은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7, 8, 9, 14 라인과 시스템LSI를 생산하는 6라인과 S라인 등 총 6개 라인으로 구성돼 있다.

6라인의 경우 원래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해 왔지만 최근 라인 전환을 통해 LCD구동칩과 CMOS이미지센서 등 비메모리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구체적인 라인별 생산 품목과 생산량 등은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정전 사태로 인해 삼성전자 메모리 생산의 3분의 1 정도가 가동이 중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라인의 대규모 정전 사태가 대외적으로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언제 복구될까 = 가장 중요한 것은 가동이 중단된 생산라인이 얼마나 빨리 복구되느냐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정전이 발생한 이후 복구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길수록 재가동 시간도 그만큼 늦어진다.

정전은 기흥 공장 내부 변전소의 배전반 이상으로 발생했는데 변전소의 고장을 수리한다고 해서 바로 공장을 가동할 수 없다.

반도체 생산은 극도로 민감한 제품이어서 초정밀 공정이 수행돼야 하고, 그에 맞는 적정 온도와 습도 등이 최적화된 상태에서 진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반도체 생산라인은 라인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1년 365일 내내 온도는 23℃, 습도는 45% 내외 수준에서 유지돼야 한다.

일단 라인에 투입돼 제조 작업이 진행중이던 웨이퍼는 전량 폐기 처분되고 모든 기계는 점검 작업을 거쳐 새롭게 최적의 조건으로 세팅이 돼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몇 분 정도의 일시적인 생산 중단일 경우 일부 웨이퍼를 다시 살릴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손실이 커진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긴급 인력을 투입해 배전반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정확한 피해규모나 복구 가능 시간도 현재로선 점치기 어려운 실정이다.

증권 업계에서는 최악의 경우 한달 정도 라인 가동이 멈출 수 있고, 이렇게 된다면 매출의 15%가 증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지수 한화증권[003530] 애널리스트는 "최악의 경우 3.4분기 낸드 플래시 예상 매출 1조8천억원 중 7천억원 정도가 깨질 수 있다"며 "이는 전체 반도체 예상 매출 5조원의 15% 가량"이라고 말했다.

◇ 삼성 "하필이면 지금이냐" = 이날 발생한 라인 가동 사태는 시점상 너무 좋지 않다.

낸드 플래시가 상반기까지 계속됐던 가격 추락을 멈추고 IT 시장의 성수기를 앞두고 최근 수요가 회복되면서 가격이 급격히 뛰고 있기 때문이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연초 급락세가 이어지던 낸드 플래시 가격이 최근 2.4분기 이후 급격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16Gb 싱글레벨셀 낸드 플래시는 평균 가격이 연초 23.39달러에서 가격이 내리기 시작해 15달러까지 추락했다 4월부터 반등, 현재 27달러 선까지 상승했다.

D램익스체인지는 1.4분기 공급 초과 현상을 보였던 낸드 플래시는 2.4분기부터 수요 증가로 인해 공급 부족으로 돌아섰고, 이 같은 현상은 4.4분기까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사고가 난 라인은 최근 전통적인 수요처인 MP3 외에도 아이폰과 대용량 뮤직폰,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등의 출시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낸드 플래시 생산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삼성전자는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 하이닉스 등은 반사이익 볼 듯 = 그러나 하이닉스와 일본의 도시바 등 다른 낸드 플래시 생산 업체들은 반사 이익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가뜩이나 낸드 플래시는 최근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가격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1.4분기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11억6천2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려 44.1%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달렸다.

일본의 도시바는 매출 8억800만달러에 점유율 30.7%로 2위, 하이닉스는 매출 3억7천400만달러에 점유율 14.2%로 3위였다.

하이닉스 측은 삼성전자의 정전 사고에 대해 언급을 자제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로 상당한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윤종석 기자 banana@yna.co.kr (서울=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8년 만에 출시하는 ‘닌텐도 스위치2’…게이머들 벌써 ‘두근’ 1.

8년 만에 출시하는 ‘닌텐도 스위치2’…게이머들 벌써 ‘두근’

‘적자 수렁’에 갇힌 K배터리 2.

‘적자 수렁’에 갇힌 K배터리

‘삼성전자, 엔비디아에 HBM 납품’ 외신 또 오보 3.

‘삼성전자, 엔비디아에 HBM 납품’ 외신 또 오보

사법 리스크보다 경영 리스크…2심 무죄 이재용과 삼성전자 4.

사법 리스크보다 경영 리스크…2심 무죄 이재용과 삼성전자

국내 항공사 항공기 416대 ‘역대 최다’…올해 54대 추가 도입 5.

국내 항공사 항공기 416대 ‘역대 최다’…올해 54대 추가 도입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