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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국내 조선이 쌀 시장 개방 막아냈다

등록 2007-04-08 11:01수정 2007-04-08 12:03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때 미국의 쌀 개방 요구를 막을 수 있었던 것은 세계 1위를 자랑하는 국내 조선업계 덕택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최근 언론과 인터뷰에서 "미국은 협상 마지막 일주일 내내 쌀시장 개방을 거칠게 요구했는데 그때 미국이 쌀 이야기하려면 존스 액트부터 깨라고 맞섰다"면서 "존스 액트만 없으면 우리가 수십억 달러의 미국 선박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고 겁을 줬다"고 밝혔다.

존스 액트란 '미국 내 인적,물적 자원은 수송은 미국에서 건조되고 미국민이 소유하고 있는 미국적선에 의해 수송돼야 한다'는 1920년 발표된 미국의 연안법을 말한다.

한국조선협회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으로 1만DWT(재화중량톤수) 이상 자체동력을 지닌 미국적 화물선 195척 중 존스 액트의 규정을 받은 화물선은 100척으로 전체 미국적선의 51.3%을 차지한다.

또한 존스 액트에 기반을 둔 화물수송량은 연간 십억t(4천억달러 상당)이상, 여객은 1억명으로, 존스 액트 선복이 미국 내 해양수송화물의 97% 담당하고 있다.

이에 따라 존스 액트 선박이 미국 선원관련 일자리의 90% 차지하고 조선관련 직종 인력은 모두 34만3천명에 달하며 경제적 파급 규모는 630억달러에 이른다.

한마디로 존스 액트는 미국의 조선과 해운산업을 외부 경쟁을 막아주는 강력한 보호막인 셈.

미국이 지난 1994년 1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선협상 때 조선시장을 개방하겠다며 존스 액트를 폐지하겠다고 했을 때 자국내 조선업계 반발로 의회 비준을 얻지 못했고, 이후 2차 OECD 조선협상 때는 아예 참가조차 하지 않았을 정도로 존스 액트는 통상 협상때 미국의 '아킬레스건'이었다.


이번 한미 FTA 협상 때 미국이 우리나라의 가장 민감한 부분인 쌀 시장 개방을 촉구했을 때 이를 받아칠 수 있었던 히든카드는 바로 이 존스 액트였던 것.

미국 입장에서는 한국 쌀 시장 개방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쌀 10만t 추가수출, 연간 5천만달러)보다 존스 액트 폐지로 인한 자국 내 조선 및 해운업계 손실이 더 컸기 때문이다.

조선협회 관계자는 "존슨 액트 때문에 통상 선가의 2~3배를 받으면서도 미국 조선소가 배를 건조할 수 있었지만 개방이 되면 국내 조선업계에 잠식당하는 것은 시간문제"며 "존슨 액트 폐지되면 국내 조선업계가 진출할 수 있는 미국 선박시장 규모는 최소한 30억달러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조선업계가 충분한 영업능력을 갖추고 있어 협상 때 존스 액트 존치라는 미국쪽 요구를 수용하면서 쌀 시장 개방압력을 물리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구정모 기자 pseudojm@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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