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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조선업계 ‘첨단공법’ 돛 달고 수주 척척

등록 2007-03-14 19:01

국내 조선업계 첨단 공법 및 기술 현황
국내 조선업계 첨단 공법 및 기술 현황
1척당 2억달러 고부가가치 선박수주 눈길
바다서 육지로 가스 대고 육지서 배 만들기도
환율과 국제 원자재값이 요동치는 가운데서도 국내 조선업계가 첨단 신공법과 기술력을 앞세워 쾌속 운항하고 있다.

요즘 대우조선해양은 기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자체에 기화 장치를 장착한 초대형 ‘액화천연가스 재기화’(LNG-RV) 선박으로 싱글벙글이다. 최근 영국 북동해안의 티사이드항에서 세계 처음으로 바다 위에서 육지의 주요 소비지역에 천연가스를 직접 공급하는 새로운 기술을 선보여 세계 선주들의 이목을 끌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은 벌써 벨기에 선주에게 3척의 선박을 만들어 넘겼고, 다른 선주에게서 4척을 추가로 수주받아 건조 중이다. 조선업계에서 액화천연가스를 실어나르는 배는 한 척 값이 무려 2억달러를 넘는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꼽힌다. 대우조선은 한 척당 평균 2억5천달러를 받아냈다.

지금까지 선주들은 일반 엘앤지선을 이용해 육상의 대형 저장기지에 액화천연가스를 하역한 뒤 다시 기화시켜 소비자에게 공급했다. 이 방식은 육상터미널을 이용하기 위해 대기하거나 공급하는 시간이 길 뿐 아니라 값비싼 사용료까지 지불하는 등 단점이 적지 않았다. 저장시설과 하역 설비를 구축하는 데 드는 비용도 수조원에 이른다.

지난 2005년 대우조선이 독자 개발한 액화천연가스 재기화 선박은 건조 당시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강타로 초토화된 미국 뉴올리안즈가 주변 정유 및 가스시설 가동 중단으로 혼란에 빠졌을 때 해상에서 직접 가스를 공급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진한 대우조선 가스선 팀장은 “육·해상을 가리지 않고 어떤 조건에도 천연가스를 직접 공급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한발 앞선 기술력과 차별화된 공법으로 세계 조선산업의 역사를 새로 써가는 조선회사는 국내에서 대우조선 뿐만 아니다. 국내 조선업계는 액화천연가스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의 수주와 건조 등 외형 뿐 아니라 기술 부문에서도 세계 조선의 산실로 자리잡았다.

세계 1위 업체인 현대중공업과 에스티엑스(STX)는 세계 각국 선주들한테서 주문이 밀려들자 도크 대신 육상에서도 배를 만드는 신공법을 개발해냈다. 한진중공업은 도크 보다 길이가 긴 선박을 건조하기 위해 물막이용 댐을 만들어 건조하는 댐 공법으로, 삼성중공업은 기존 블록보다 5배 이상 큰 초대형 블록으로 배를 만들고 있다. 북극해의 두꺼운 얼음을 깨는 쇄빙선과 그 뒤를 따르는 일반 배의 기능을 합친 쇄빙 유조선도 우리 기술로 만든 것이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환율 하락에 따른 수익성 둔화와 수년 뒤 선박의 공급 과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본 조선산업이 쇠퇴한 원인 가운데 하나인 고령화 조짐도 보인다. 그래서 한국조선공업협회는 △엘앤지선 핵심기술의 국산화 △쇄빙선과 내빙선 등 특수선의 원천기술 확보 △사업구조 고도화 △우수 기술인력 및 원자재의 안정적인 공급 등을 핵심 과제로 꼽는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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