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산업은행 부총재 영장 청구
현대차그룹 비자금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영수·주임검사 최재경)는 16일 현대차가 옛 기아차 계열사인 본텍과 카스코를 계열사로 편입시키는 과정에서 채무탕감을 위해 로비를 벌인 단서를 잡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위아의 채무가 현대차의 한국산업은행 등에 대한 로비를 통해 탕감된 것처럼, 본텍과 카스코도 비슷한 방식으로 채무를 털어낸 뒤 현대차에 인수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또 현대차 쪽으로부터 “위아와 아주금속공업의 채무를 탕감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각각 14억5천만원과 1억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뇌물)로 박상배(61) 전 산은 부총재와 이성근(56) 전 산은 투자본부장(현 산은캐피탈 사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의 구속 여부는 17일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결정된다.
검찰은 이르면 이번주 말께 정몽구(68) 회장과 정의선(36) 기아차 사장의 소환 조사를 통해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를 확인한 뒤 현대차 경영진의 구속 여부를 일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비자금 조성 혐의로 체포했던 이정대(51) 현대차 재경본부장과 김승년(50) 구매총괄본부장을 각각 14일과 15일 집으로 돌려보냈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들의 범죄 혐의가 소명되지 않아 풀어준 것은 아니다”라며 “책임을 누구에게 물을 것인가를 결정하고 최종적으로 구속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달 안에 현대차 비자금과 계열사 인수 비리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지을 방침이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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