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여야가 19일 국회의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저성장·고물가 등 경제 상황과 정부의 재정 정책 기조, 내년도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등을 놓고 맞부딪쳤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59조원 규모 세수 펑크(세수 결손)를 빚은 데 사과하면서도, 주요국 대비 한국 경제 사정이 나아지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주요국 성장률 전망이 상향될 때도 우리만 꾸준히 하향됐다”며 “일본에 25년 만에 성장률이 역전됐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대만에도 역전됐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강준현 의원도 “부총리가 ‘상저하고’(상반기보다 하반기가 좋음) 등 낙관론을 주장하며 국민을 희망고문하고 있다”고 했다.
추 부총리는 “현재 상태로는 올 하반기가 상반기보다 2배 정도 성장할 것으로 본다”면서 “(국제통화기금이 전망한) 한국의 내년 성장률 2.2%는 국내총생산(GDP) 1조 달러 이상 국가 중 최고 성장률”이라며 맞섰다.
또 야당은 “외환위기 때도 줄이지 않았던 알앤디(R&D, 연구·개발) 예산이 내년에 대통령 말 한마디에 삭감됐다”고 질타했다. 이에 추 부총리는 “알앤디 예산이 10조원에서 20조원까지 늘어나는 데 11년 걸렸는데, 20조원에서 30조원까지 오는 데는 3년 걸렸다”며 “너무 방만하게 빨리 늘려 한번은 예산을 구조조정할 때가 됐다는 문제의식이 있었다”고 답했다.
이날 추 부총리는 올해 59조1천억원 규모 세수 펑크가 발생하게 된 것을 두고 “상당한 규모의 세수 전망 추계 오차가 발생한 것에 대해 국민들께 송구하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가 중국 시장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중국은 굉장히 중요한 국가”라며 “탈중국 안 한다”고 못 박았다. 추 부총리는 “중국을 외면하고 등 돌릴 이유는 없다”면서 “서로 호혜적 입장으로 협력을 지속한다는 말씀을 분명히 드리겠다”고 했다.
박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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