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주요 은행의 성과급 보수체계를 투명하게 공시하고, 실질적 성과에 따라 주식과 스톡옵션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금융당국은 15일 열린 ‘제3차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 실무작업반’ 회의에서 이러한 방안을 논의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날 금융당국은 한국은행과 민간전문가, 금융권, 연구기관과 함께 은행장 성과보수 체계, 감사나 준법감시인의 보수 체계, 성과급 환수·유보 정책, 직원 성과보수 체계와 퇴직금 현황을 공유하고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금융위 설명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은행권 성과보수체계를 적극 공개·공시하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모았다. 경영진의 성과를 국민과 시장이 알 수 있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해외은행 사례를 참고해 성과보수 체계에 대한 보수위원회 안건을 공개하거나 은행 임원 보수를 주주 투표에 부치는 ‘세이온페이’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 등이 거론됐다.
아울러 참석자들은 은행 성과급 산정 기준이 시장상황보다는 실제 성과에 기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은행 성과급은 시장 상황에 따른 이익 증가라는 점에서 일반기업과 달리 볼 필요가 있기 때문에 혁신적인 사업에 의한 것인지, 예대금리차에 의한 것인지를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성과급 지급은 단기적인 수익보다는 장기적 수익에 근거해 지급돼야 하고 지급 방법도 이연하거나 주식·스톡옵션으로 지급하는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직원 희망퇴직금에 대해서는 주주총회 승인을 통해 확정하는 방안이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은행권의 자체적인 노력을 당부했다. 그는 “성과보수 체계를 투명하게 공시하는 등 은행권 스스로 개선하는 노력이 중요하다”며 “희망퇴직금은 은행의 경영 효율화를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겠으나, 상당히 큰 규모의 비용이 소요되는 의사결정인 만큼 주주총회 등에서 주주로부터 평가받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은행의 인건비 비중과 개별 보수의 구성, 희망퇴직금 등에 대해 국내은행과 글로벌 주요 은행을 비교 분석해 추가 개선 여부를 검토해나갈 계획이다.
고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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