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해 12월 7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 뱅커스클럽에서 열린 연구기관장들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이브의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주식 공개매수 기간에 발생한 대규모 매수 행위와 관련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특정세력의 위법 요소가 확인되다면 법과 제도상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권한을 사용해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2일 오전 증권사 14개사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에 특정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엠엔에이(M&A·인수합병) 상황 관련 불공정 거래 의혹 등이 제기됐고 그 부분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룰과 규칙·제도 내에서 자본시장에서의 건전한 다툼은 완전히 시장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게 저희 기본적인 입장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다소 혼탁해지는 와중에 위법한 수단이 동원된다면 불공정 거래 무관용 원칙에 비춰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약 어떤 특정 세력이 위법 요소가 있는 부분에 관여한 것이 확인된다면 법과 제도상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권한을 사용해 그 책임을 물을 것이고 위법을 통한 경제적 이익 취득이 성사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하이브는 에스엠 주식에 대한 특정 기타법인의 대규모 매수가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한 시세조종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지난달 28일 금감원에 조사를 요청했다. 같은 달 10일부터 14일까지 에스엠 주가는 하이브가 제시한 공개 매수가인 12만원을 밑돌았지만, 16일 특정계좌를 통해 에스엠 주식 68만3398주(총 발행주식의 2.9%)가 매수된 이후 주가가 13만1900원까지 뛰었다. 지난달 28일 하이브의 공개매수 마지막 날에도 기타법인은 에스엠 주식 108만7801주(총 발행주식의 4.6%)를 순매수했다. 금융권에서는 이 기타법인이 지난달 16일에 대량 매수를 한 곳과 동일한 곳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금감원은 불공정거래 혐의가 있는지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금감원은 지난 1일 보도자료를 내어 “상장법인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일련의 과정을 예의주시하면서 자본시장 공정성을 훼손하는 불공정 거래 행위는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고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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