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요가 위축된 건 맞지만, 인위적 감산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적정 수준의 시설투자도 지속할 것이다”(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
삼성전자가 3분기에 연결기준으로 76조7817억원의 매출을 올려 10조852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27일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매출은 3.79% 늘며 3분기 기준 최대를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31.39% 감소했다. 순이익은 9조3892억원으로 23.62% 줄었다. 매출은 성장세를 유지했지만, 수익성은 크게 낮아진 성적표다. 지난 7일 발표한 잠정 실적(매출 76조원, 영업이익 10조8천억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가 수익성 감소 요인으로 꼽혔다. 반도체(DS) 부문 3분기 매출은 23조200억원, 영업이익은 5조1200억원으로 증권가 전망을 밑돌았다.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서버용은 고객사들의 재고 조정 폭이 예상보다 컸고, 모바일·피시 등 소비자용은 수요 둔화로 부진했다.
실적 발표 뒤 열린 경영설명회(컨퍼런스콜)에서도 반도체 부문 시황 전망에 관심이 집중됐다. 4분기에도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 부진과 재고 조정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서다. 삼성전자는 “4분기에도 메모리 시황은 약세가 예상된다”며 “디(D)램은 원가 경쟁력이 있는 제품 믹스를 통해 수익성 중심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한진만 부사장은 “고객사의 재고 조정 폭이 커 수요 약세가 예상되는데, 내년에는 데이터센터 증설이 확대될 것으로 본다. 일부 외부기관은 디램 중심으로 하반기 시황 개선 전망도 나오고 있다”며 “중장기 관점에서 수요 회복에 대비할 필요가 있어 인위적 감산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전세계 디램 공급량이 전 분기 대비 10% 이상 감소했고, 평균판매가격(ASP)은 20%대 감소율을 보인 것으로 분석했다. 4분기에는 디램 공급량 감소율이 한자릿수 후반대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 전체의 3분기 재고는 57조3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5조2000억원 증가했는데, 재고 증가분의 대부분은 메모리 사업 부문에서 발생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는 안정적 공급을 위해 상반기에 재고 보유를 확대했었고, 하반기 들어 안정화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낸드플래시 메모리 시황은 회복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낸드는 원가 경쟁력이 우수하므로 수요를 선제적으로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한 부사장은 시설투자(CAPEX)와 관련해 “업황과 연계해서 설비투자를 유연하게 운영한다는 투자 기조는 동일하다. 시설투자를 하더라도 당장 올해나 내년의 생산으로 직결되지 않기에 중장기적 수요를 위한 인프라 투자는 기존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시설투자 계획은 54조원으로, 이 가운데 47조7천억원이 반도체에 투자될 예정이다. 지난 3분기까지 누계로 33조원(반도체 29조1천억원)이 집행됐다. 삼성전자는 “시설투자는 디램 극자외선(EUV)을 적용한 선단 기술 투자가 주다. 올해 평택 P3·P4 반도체 생산라인 증설로 투자가 늘었는데, 향후 환율 영향을 따져보면 계획보다 조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다른 사업부문 가운데 스마트폰(MX)과 디스플레이(SDC) 부문은 각각 3조5300억원과 1조98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선전했다. 스마트폰은 폴더블폰과 웨어러블 제품의 판매가 늘었고,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업체들의 신제품 출시로 중소형 제품 수요가 늘었다. 4분기에는 스마트폰 부문의 수익성 하락을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4분기에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분기 대비 증가하겠지만, 평균판매가격은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전·영상(VD) 부문은 티브이 등의 수요 부진과 원가 상승 영향으로서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김회승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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