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국 미국이 1년 만에 글로벌 컨설팅업체 브랜드파이낸스의 소프트파워 평가에서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브랜드파이낸스가 120개 나라 10만여 명을 대상으로 벌인 국가 브랜드 이미지 평가인 ‘소프트파워지수’ 2022년 조사에서 미국은 평점 70.7점을 얻어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2021년보다 한 계단 떨어진 12위에 그쳤고, 중국은 네 계단 껑충 뛰어 4위로 올라섰다.
소프트파워지수는 친근감·명성·기업환경·국제관계 등 열두 항목에 걸쳐 각국에 대한 세계인의 인식을 조사해 매긴 평균점수다. 2020년 첫 조사 때 1위인 미국은 2021년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 총체적 부실 등으로 6위로 떨어진 바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은 친근감 분야에서 9.2점(10점 만점)을 얻는 등 평점이 14.8점 올라 국제사회 지도력의 회복을 입증했다.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로 몸살을 앓던 영국은 두 계단 올라 2위를 차지했다. 2021년 1위인 독일은 평점이 2.4점 올랐으나, 미국과 영국의 증가폭에 미치지 못해 3위로 밀려났다.
중국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2020년 5위였다가 2021년 8위로 떨어졌던 중국은 9.9점이 올라 처음으로 일본을 제치고 4위를 차지했다. 분야별로는 기업·무역 1위, 영향력 2위, 친근감 4위다. 러시아도 네 계단 뛰어 10위권 안에 다시 들어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가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으나 이번 조사에 그 상황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인도에서는 이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보다 미국을 비난하는 의견이 더 많았다.
첫 조사에서 14위(48.3점)이던 한국은 2021년 11위(51.3점)에서 2022년 12위(52.9점)로 떨어졌으나 평점은 꾸준히 올랐다. 국제사회 명성(22위), 국제관계(22위), 관용·친절·신뢰 등 국민 성향(21)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20위권 밖의 평가를 받았다. 10위 이탈리아와 11위 스페인은 코로나19 사태에서 빠르게 회복해 순위가 각각 아홉 계단, 열한 계단 뛰었다.
박중언 부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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