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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일 없었다는 듯, 그대들 그냥 돌아오면 좋겠다”

등록 2014-04-18 19:21수정 2014-04-18 20:58

<유튜브>, 윤민석 노래 ‘눈물이 난다’ 갈무리.
<유튜브>, 윤민석 노래 ‘눈물이 난다’ 갈무리.
[토요판] 세상의 모든 영상
<유튜브>, 윤민석 노래 ‘눈물이 난다’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그대들 그냥 돌아오면 좋겠다.”

온 나라가 울고 있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피지도 못한 꽃들이 지고, 일부는 아직 캄캄한 어둠 속에서 죽음과 사투를 벌이고 있을지 모른다. 에스엔에스(SNS) 공간에는 숨진 이들의 명복을 빌고, 살아 돌아오기를 바라는 간절한 기도가 이어지고 있다. 추모의 마음을 담은 노래도 돌고 있다. 민중가수 윤민석씨는 17일 먹먹하게 밀려오는 슬픔을 담아 ‘눈물이 난다’는 노래를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 노래는 오래전 대형 참사를 보면서 윤씨가 만든 노래다. 윤씨는 “어쩔 수 없이 집을 나서긴 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한참을 그냥 멍하니 앉아 있다가 이것이라도 하지 않으면 내가 미쳐버릴 것 같아서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다시 노래를 손보아서 주문처럼, 기도처럼, 위로처럼, 응원처럼 담벼락에 올린다”고 말했다. 윤씨는 “작업하기 힘들 만큼 눈물이 쏟아지고, 작업하는 내내 손마저 부들부들 떨려왔다”고 덧붙였다.

노래는 떠나보낸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절절해 제목 그대로 눈물이 난다. “무심코 길을 걷다가 눈물이 난다/ 깊은 밤잠에서 깨어 또 눈물이 난다/ 가슴에 일렁이는 너의 기억에 자꾸만 눈물이 난다 (중략) 너의 이름 불러보다 눈물이 난다/ 불러도 대답이 없어 또 눈물이 난다/ 더 많이 사랑하지 못한 날들이/ 서러워 눈물이 난다.”

노래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그대들 그냥 살아서 돌아오면 좋겠다. 돌아와서 그냥 한번 씨익 웃어주면 좋겠다. 정말,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기도로 끝을 맺는다. 윤씨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눈물 흘리게 하는 세상에 대한 절망적인 심경을 토로했다. “우리는 얼마나 더 많은 목숨을 제물로 바쳐야 하는 걸까요? 언제까지 나와 내 식구만 아니면 된다고 외면하며 버틸 수 있을까요? 바로 그다음 순서일지도 모르는 죽음의 번호표를 저마다 손에 쥔 채 우리는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걸까요?”

윤씨는 노래를 누구나 내려받을 수 있도록 공개했고, 한 유튜브 이용자(dreamawaykr)가 만든 영상과 함께 에스엔에스와 게시판에 퍼지고 있다. 울고 싶을 때 울어야 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

박종찬 기자 pj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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