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건강심리학자 켈리 맥고니걸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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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드>, 켈리 맥고니걸 ‘스트레스를 친구로 만드는 법’
<테드>, 켈리 맥고니걸 ‘스트레스를 친구로 만드는 법’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인가?
어떤 질환으로 병원을 찾든지 의사들은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고 처방한다. 그러나 미국 건강심리학자 켈리 맥고니걸은 “스트레스에 대한 생각을 바꾸면 개인과 사회가 더 건강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맥고니걸은 이 대학이 배출한 가장 인기 있는 심리학 강사로 꼽힌다. 그는 지난해 6월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열린 강연쇼 ‘테드’(TEDxEdinburgh 2013)에서 스트레스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강연으로 기립박수를 받았다.
강연 들머리에서 맥고니걸은 스트레스와 건강의 상관관계가 높지 않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미국인 3만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스트레스를 경험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사망률이 43% 높았다. 그러나 그 수치는 ‘스트레스가 건강에 해롭다’고 믿는 사람에게만 해당한 것이었다.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스트레스가 해롭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는 사람만큼 사망률이 낮았다.
맥고니걸은 스트레스를 몸에 보내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해석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혈관은 수축된다. 뇌에 산소를 원활하게 공급하려는 몸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이런 이유로 스트레스는 심혈관 질환의 원인으로 꼽혔다. 그러나 하버드대학교 실험 결과 ‘스트레스가 이롭다’고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심장박동은 빨라졌지만 심혈관의 상태가 즐거움이나 용기를 느끼는 순간과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맥고니걸은 “스트레스가 아니라 스트레스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하다. 이것이 최근 ‘스트레스과학’이 발견한 사실”이라고 소개했다. 신경호르몬인 옥시토신의 분비도 중요한 스트레스 반응이다. ‘포옹 호르몬’이라 불리는 옥시토신은 포옹할 때처럼 친밀감과 유대를 느낄 때 분비된다. 인간의 뇌하수체는 스트레스를 받거나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을 도와줄 때 옥시토신을 활발하게 방출한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고, 사회적 보살핌으로 스트레스를 회복할 수 있다는 몸의 신호다. 스트레스가 심리학을 넘어 사회학으로 확장하는 순간이다. 맥고니걸은 “스트레스 반응이 유익하다고 여기고 긍정적으로 행동한다면 용기의 생물학을 창조하는 것이다. 또 도전에 맞설 때 나 혼자가 아님을 기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종찬 <한겨레티브이> 기자
pj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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