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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kboughtabus.com>, ‘행크 버스를 사다’
http://goo.gl/Woq0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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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청년 행크 부티타는 건축학도다. 미네소타 대학에서 건축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그는 졸업을 앞두고 특별한 졸업작품을 꿈꿨다. “건축을 공부하면서 이해 못하는 지식으로 존재할 수 없는 건물의 도면을 그리는데 싫증이 났다. 내 손으로 직접 지은 작은 주거공간을 만들어 보는 것을 석사학위 프로젝트로 잡았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행크 버스’다. 애초 위스콘신에 있는 할아버지의 땅에 작은 오두막을 지으려고 했다. 그러나 그 땅은 건축허가가 나지 않는 곳이었다. 행크는 ‘움직이는 오두막’을 짓는 것으로 계획을 바꿔, 낡은 학교 버스를 샀다. 버스 바닥과 의자를 들어내고, 농구 체육관에서 버린 폐자재를 활용해 바닥을 깔았다. 그 위에 침실과 거실, 부엌과 화장실을 꾸몄다. 침대와 가구가 창틀을 넘지 않도록 설계해 탁 트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버스 천장에 구멍을 뚫어, 밤하늘이 한눈에 들어왔다. 설계와 인테리어 등 모든 작업은 행크의 손으로 이뤄졌다. 건축가로서 열정을 쏟아부었다. 이렇게 225㎡(6.8평) 학교 버스는 훌륭한 살림집으로 탈바꿈했다. 버스를 개조하는 데 15주가 걸렸고, 약 9000달러(한국돈 950만원)가 들었다.
행크 버스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실제 살림집으로 가능한지를 알고 싶었다. 행크는 미국 전역을 도는 여행에 도전했다. 행크 버스는 지난 8월초 미네소타를 출발해 옐로스톤 국립공원, 시애틀, 포틀랜드, 샌프란시스코, 요세미티, 캔자스시티 등 미국의 주요 공원과 대도시 8000㎞를 달렸다. 행크는 달리면서 수많은 친구를 초대했다. 행크 버스는 어른 30명이 들어가 놀 수 있을 만큼 넉넉했고, 어른 6명이 자는 데 아무런 불편이 없었다. 행크는 블로그(hankboughtabus.com)를 개설해 여행지도와 함께 여행기와 사진, 동영상을 올렸다. 누리꾼들의 의견을 받아 버스를 조금씩 손질하기도 했다.
행크는 “고장이 나지 않는 한 버스가 주차장에 있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 프로젝트가 작은 공간을 잘 활용하면서 살아가는 방법을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젊은 건축가의 꿈을 실은 낭만 버스는 멈추지 않는다. 박종찬 <한겨레티브이> 기자
pj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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