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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커피 찌꺼기는 어떻게 부엉이가 되었을까요?

등록 2013-11-22 19:26수정 2013-11-24 09:55

[토요판] 세상의 모든 영상
<한겨레 포커스> 커피 찌꺼기의 마술, ‘커피큐브’
www.hanitv.com/43959
한국은 세계적인 커피 소비 강국이다. 커피 시장 규모만 3조원이 넘는다. 지난해 커피 원두 11만5000t을 수입했다. 이 가운데 0.2%만 커피를 내리는 데 쓰이고, 99.8%는 찌꺼기로 버려진다. 이렇게 버린 찌꺼기는 한해 27만t,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9만2000t을 넘는다. 경제적 손실액도 7600억원에 이른다.

임병걸(35) 커피큐브 대표는 커피 찌꺼기로 인생이 바뀐 사람이다.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임 대표는 어느 날 커피전문점 앞에 포대에 담겨 버려진 커피 찌꺼기를 발견했다. “왜 저걸 그냥 버릴까? 커피 찌꺼기를 잘 활용하면 새로운 가치를 만들 수 있겠구나, 그런 생각이 떠올랐어요.”

직장 일에 바쁜 틈틈이 커피 찌꺼기를 재활용할 방법을 연구했다. 찌꺼기 가공물을 만드는 것을 고민하던 임 대표에게 ‘어떻게 뭉칠 것인가’는 최대의 난제였다. 커피 찌꺼기를 거둬 말리고 뭉치는 실험은 새벽 2~3시를 넘기기 일쑤였다. 3년간의 연구 끝에 2011년 임 대표는 식품첨가물 13종을 넣고 물로 반죽하는 공정을 거쳐 네모난 모양의 커피 점토인 ‘커피큐브’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국내외 특허를 받아냈고 회사도 차렸다. 화학접착제를 써 쉽게 커피 점토를 만들 수 있었지만, 쉬운 길을 마다한 것은 임 대표가 스스로 한 약속 때문이었다. “커피큐브를 만들면서 두 가지는 꼭 지키자는 다짐을 했어요. 환경과 어린이 건강입니다.”

커피큐브는 학생들이 미술시간에 쓰는 비누와 찰흙을 대체할 수 있다. 한해 조각용 비누만 10만개 이상이 나간다. 화학 비누와 찰흙은 자칫 아이들 입에 들어갈 수 있고, 환경에도 좋지 않다. 임 대표는 “커피큐브는 식품첨가물로 만들어서 먹어도 해롭지 않고 가격도 훨씬 저렴하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커피큐브를 세상에 널리 알리려고 마스코트도 만들었다. 부엉이 인형 ‘씨울이’(C-Owl)는 찌꺼기 재활용에 동참하는 커피 매장에서 만날 수 있다. 씨울이는 메모꽂이가 기본 용도다. 여기에 커피의 기본 성질을 품고 있기 때문에 방향제와 탈취제로 쓸 수 있다.

우리가 마시고 버리는 커피 찌꺼기가 잉태한 부엉이는 세상을 훨훨 날고 싶다. 커피 찌꺼기를 100% 재활용하겠다는 임 대표의 꿈도 함께 비상을 꿈꾼다.

정주용 <한겨레티브이> 피디 j2y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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