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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런의 마지막 소원>, 식당 종업원을 위한 ‘500달러 팁’
http://aaroncollins.org/
<에런의 마지막 소원>, 식당 종업원을 위한 ‘500달러 팁’
http://aaroncollins.org/
팁(봉사료) 문화가 일반화된 미국 사회에서도 팁으로 500달러(53만여원)는 큰돈이다. 켄터키주 렉싱턴이 고향인 세스 콜린스(33)는 미국 전역을 돌면서 식당 종업원들에게 500달러 팁을 준다.
세스가 팁을 주게 된 사연은 동생 에런의 죽음으로부터 시작한다. 컴퓨터 기술자였던 에런은 지난해 7월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에런은 쓰던 컴퓨터에 평소 하고 싶었던 일의 목록을 적어놓았다. 그 가운데는 “피자집에서 음식 먹고 후한 팁 주기. 음식값의 25%가 아닌 500달러”라는 소원도 있었다. 사람들의 작은 배려에도 큰 감동을 받았던 에런은 마지막 가는 길에 어렵게 일하는 식당 종업원들에게 작은 감동을 선물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에런은 500달러 팁을 식당 종업원들에게 흡족하게 나눠줄 정도로 충분한 돈을 남기지 못했다. 세스는 에런의 사연을 후원금 모금 사이트 ‘인디고고’(indiegogo.com)에 올렸고, 성금이 쇄도했다. 세스와 가족들은 에런의 장례식 사흘 뒤 동네 피자집을 찾아 식사를 했다. 그리고 에런의 유언대로 피자집 여성 종업원에게 500달러 팁을 줬다. 이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는데, 지금까지 270여만명이 시청했다.
팁을 받은 종업원은 처음에 “장난치지 말라”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러다 세스가 “죽은 내 동생의 마지막 소원”이라고 말하자 크게 감동한다. 종업원은 “나도 친구들과 500달러를 나눠 쓰겠다. 평생 이 이야기를 하게 될 것 같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세스는 “에런은 500달러 팁이 누군가의 삶에 의미가 있는 선물이 되길 바랄 뿐”이라며 웃었다.
이렇게 시작한 500달러 팁은 지금까지 모두 73명에게 에런의 이름으로 전달됐다. 1년이 지나도 성금이 지속적으로 모이자 세스와 가족들은 켄터키주에 비영리단체를 만들었다. 누리집(aaroncollins.org)과 유튜브를 통해서는 ‘에런의 마지막 소원’(Aaron’s Last Wish)이라는 제목으로 영상을 올린다.
따뜻하게 서로 안아주는 ‘프리허그’가 그랬던 것처럼 500달러 팁도 유튜브를 타고 전세계로 퍼질지 모른다. 식당 종업원들의 삶이 고단한 것은 한국도 마찬가지다.
박종찬 <한겨레티브이> 기자 pj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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