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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 사랑은 무엇인가? 히라노의 대답은…

등록 2013-10-18 19:16수정 2013-10-21 11:41

세상의 모든 영상
(TEDxTalks),‘히라노 게이이치로, 테드교토 2012’
http://youtu.be/n7Z6KyTeouY
“나를 사랑하려면 다른 사람을 사랑하라.”

일본의 젊은 작가 히라노 게이이치로의 테드(TEDxKyoto 2012) 영상은 사랑에 대한 한 소설가의 문학적 속삭임이다. 히라노는 교토대학 재학 시절인 1999년 <일식>으로 일본 최고 권위의 아쿠타가와 상을 받을 정도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그의 작품은 당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내면을 깊이있게 통찰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에는 극단적인 범죄로 치닫는 일본 사회와 그 안에서 벌어지는 개인과 사회의 분열과 파국을 소재로 한 소설 <결괴>(2008년 작)의 한국어판을 내놓아 주목을 받았다. 한국어 트위터(@hiranokkorea)를 운영할 정도로 한국 독자와의 소통도 활발하다.

히라노는 강연에서 ‘나’와 ‘사랑’이라는 추상명사를 색다르게 해석한다. 그의 소설이 탐구하는 주제이자 사람들의 흔한 고민에 대한 답변이기도 하다. 히라노는 ‘사회적 존재로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분인’(分人)이라는 신조어로 화답한다. 개인(個人)이 나뉠 수 없는 하나의 ‘나’라면, 분인은 내 안에 여러 가지 나의 모습이 있고 그것을 인정하자는 의미다. 히라노는 “선과 악 등 다양한 나의 모습에서 ‘어떤 게 진짜 나일까’를 고민하는 것을 멈추고, ‘모든 것이 나’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한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분인으로서 나에게 사랑은 무엇일까? “사랑하는 것은 그와 같이 있는 내가 좋아서, 그런 나로 살아가는 것이 좋아서라고 말할 수도 있다. 사랑이란 상대방 덕분에 나 자신을 좋아하는 일이 되는 것이 아닐까?” 히라노는 “사랑은 타인을 통해서 나의 어떤 모습을 긍정하는 일이기 때문에 나를 사랑하려면 타인을 둘도 없는 존재로서 사랑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별과 죽음은 상대방의 부재가 아니라 나의 외로움에서 자각된다. “누군가를 잃어서 슬픈 것은 그 사람 앞에서만 가능했던 나의 모습으로 더 이상 살아갈 수 없다는 외로움”이라는 것이다. 히라노는 “내가 좋아하는 나를 하나씩 찾아가면서 살아가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다. 싫어하는 사람보다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한 분인의 시간이 길었다면 그게 행복”이라고 강조했다.

히라노의 작품 세계와 사랑에 관한 더 많은 이야기가 궁금한 사람들에게 <문학동네> 팟캐스트(podbbang.com/ch/6570) 히라노 인터뷰 편을 권한다.

박종찬 <한겨레티브이> 기자 pj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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