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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망가지는 건 익숙해요…저한텐 베드신이 더 두렵죠”

등록 2012-10-29 20:05수정 2012-10-29 21:18

드라마 ‘울랄라 부부’의 김정은(36)
드라마 ‘울랄라 부부’의 김정은(36)
드라마 ‘울랄라 부부’ 김정은
‘영혼 체인지’ 구태의연해도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잖아요
대본 보고 바로 출연 정했죠

예전엔 ‘코믹전문배우’에 발끈
전 심각한 연기도 잘하거든요
이젠 소중한 캐릭터로 생각하죠

‘코믹 연기의 여왕’ 김정은(36·사진)이 안방극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고 있다. 바보 연기의 달인 신현준과 함께다. 둘이 남녀 역할을 서로 바꿔 연기 중인 <한국방송>(KBS)의 <울랄라 부부>는 막강 웃음 코드를 앞세워 방송 초반, 막대한 제작비를 들인 다른 작품들 사이에서 월화극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김정은이 연기 중인 나여옥은 처음에는 지극히 여성적인 주부의 모습으로 등장했다. 그러나 이게 웬걸. 2회 끝 부분부터 나여옥은 남편 고수남(신현준)과 영혼이 뒤바뀌고 만다. 두 배우는 촬영 때 하루에도 2~3번은 수남과 여옥의 역할을 왔다 갔다 하는 연기를 해야 한다. “거친 수남이 역할을 하고 나면 차분한 여옥이의 감정을 잡는 게 쉽지만은 않다”는 김정은을 지난 26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이날도 강원도 속초에서 30~31일치 방영분 촬영에 매달린 김정은은 “하루 평균 2시간씩만 잘 정도로 바쁘다”고 말했다.

영혼이 뒤바뀌는 설정은 이미 현빈·하지원의 <시크릿가든>이나 최근작 <빅>에서 쓰인 바 있다. 김정은은 이런 연기를 “꼭 한번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영혼 바꾸기가 드라마 소재로 거듭 사용되는 것은 “많은 드라마가 신데렐라 설정을 되풀이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구태의연하긴 하지만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얘기”라는 것이다. “어릴 때 본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빅>(1988)과, 바람둥이 남자가 여자로 태어나는 영화 <스위치>(1991)를 워낙 재밌게 봤기 때문에 이런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꿈도 컸다”고 한다.

김정은은 그래서 이 대본을 접하자마자 큰 고민 없이 빨리 결정했다. 오랜만의 안방극장 출연이다 보니 고상한 역할을 바랐을 법도 한데 ‘망가지는’ 역할에 개의치 않았다. 극중 나여옥은 남자 영혼이 들어온 뒤부터는 집에서 체육복을 걸친 채 널브러져 있고, 밖에서도 건들거리다 옛 연인 장현우(한재석)에게 ‘오빠’란 말을 어색하게 내뱉는다. 그는 이런 망가지는 연기를 할 수 있는 용기에 대해 “익숙함”으로 설명한다. “망가진다는 것이 두렵지 않아요.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어쩌면 익숙함 때문일지도 몰라요. 늘 했던 연기라서요. 반대로 만약 베드신을 하라면 익숙하지 않아서 용기가 안 날 것 같아요.” 김정은의 코믹 연기는 10년 전 영화 <가문의 영광>에서 내숭을 떨다 별안간 “그려~ 우리 아버지 조폭이여. 워쩔 것이여!”라고 소리치는 장면이 대중의 뇌리에 남아 있다.

“예전에는 코미디 전문 배우라는 얘기를 들으면 발끈하기도 했어요. ‘심각한 연기도 잘하는데’라는 생각 때문이에요. 그러면서 앞뒤 안 가리고 무모할 정도로 다양한 연기를 해봤어요.”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김정은의 생각은 조금씩 바뀌었다. “내가 하는 코믹 연기에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미지가 있구나. 이런 캐릭터가 나한테 소중한 부분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 ‘울랄라 부부’의 김정은(36)
드라마 ‘울랄라 부부’의 김정은(36)
<가문의 영광>에서 김정은이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나 항상 그대를’을 부르는 대목도 명장면으로 남아 있는데, 따지고 보면 이번 드라마도 진지한 감성 연기가 코믹 연기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울라라 부부>는 판타지적 요소를 가미해 월하노인(변희봉)이 이혼한 부부의 영혼을 바꿔 둘 간의 화해를 시도한다는 설정을 담았다. 입장을 바꿔 서로의 마음을 헤아려보라는 의도인데, 바람을 피운데다 집에서는 아내를 가정부 대하듯 하는 고수남과 비교해 가정에 충실했던 나여옥은 완전히 피해자 같다. 여성만 손해 보는 이 상황에서 “남자 입장이 돼보라”며 영혼을 바꿔치기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물론 저도 100% 고수남이 잘못했다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재미있는 것은 고수남으로서 대사를 하다 보면 남자의 마음이 약간, 아주 약간은 이해가 가는 거예요. 또 월하노인 같은 어른이 등장해 젊은이들의 생활에 대해 훈계도 하고 좋은 얘기도 들려주는 게 장점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각박한 현대사회에서 요즘에는 그런 얘기를 들을 기회가 거의 없잖아요.”

김정은이 이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바라는 점은 한 가지, 웃음이다. “시청자들이 한 시간 동안 깔깔 웃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다만 “시청자분들이 우리 드라마를 보고 웃음 속에서도 공허하지 않게 가끔씩은 가슴이 찡하고, 뭔가를 남길 수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음성원 기자

사진 스톰에스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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