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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만담+중계+해설’ 입심 지존 나야 나!

등록 2006-04-26 21:32수정 2006-04-27 18:43

[커버스토리]
2002 한-일월드컵 폴란드전에서 황선홍은 골을 넣은 뒤 왜 거스 히딩크 감독 대신 박항서 코치에게 달려가 이마에 입을 맞췄을까. 이탈리아전에서 0-1로 패색이 짙던 후반 막판 한국이 홍명보 김태영 등 수비수를 빼고 공격수를 대거 투입했어도 공·수 양면에서 원활했던 것은 어떤 훈련효과 때문일까.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해설은 축구 중계 몰입을 가능케 한다. 2006 독일월드컵을 앞두고 방송사들이 해설가 결정에 신중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국민들의 관심이 대거 쏠릴 한국축구대표팀 경기에 방송사들은 간판 해설가를 전면배치한다. 축구로 치면 ‘원톱’에 해당되는 공중파 3사의 주력해설가들은 누구일까.

2002년이여 다시한번-차범근 감독

문화방송은 차범근 감독이 또 해설을 하느냐는 물음에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기다려달라”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나 다른 방송사들은 차 감독이 문화방송의 해설을 맡을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 차 감독이 2002년과 달리 현역감독인데다, 프로경기가 월드컵 직전인 6월 초까지 있어 대외발표를 부담스러워고 있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는 것 뿐이라는 것이다.

독일사정 훤해 유리한 고지 깊이 있으면서 소탈한 설명

한-일월드컵 때 파급력이 검증된 차 감독은 독일 분데스리가를 오랜 동안 경험했기에 이번 독일월드컵 해설가로 적임자라는 평가다. 특히 한국의 첫 경기가 열리는 프랑크푸르트에서 자신뿐 아니라 아들 차두리까지 선수생활을 하고 있고, 독일 현지사정도 훤히 꿰뚫고 있어 다른 해설가보다 강점을 두루 갖고 있다. 다른 방송사의 관계자 조차 “2002년과 비교해 시청률의 차이가 방송사끼리 크게 나지 않겠지만 차 감독이 맡을 문화방송이 또 1위를 할 것”이라고 얘기할 정도다. 2002년에 차 감독은 해설경험이 없어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깊이있는 설명과 소탈한 해설로 인기를 얻었다. 한국이 8강을 확정한 뒤 “자랑스런 우리 모두의 아들입니다. 저기 제 아들도 있지 않습니까?”라던 그의 말은 아직도 인터넷에서 회자되고 있다.

다만, 독일월드컵까지 수원 삼성의 성적이 좋지않을 경우 차 감독이 수원팬들의 따가운 시선을 뒤로하고 마이크 앞에 편히 앉을 수 있을지가 변수다.


‘개그맨’ 뺨치는 대중인기-신문선 해설위원

최근 에스비에스가 황선홍 전남 드래곤즈 코치를 해설가로 끌어들이면서 신문선(48) 위원의 역할이 축소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무성했다. 그러나 지난 2월 한 여론조사기관이 실시한 해설가 선호도 조사에서 신 위원은 37.9%로 차범근 감독(31.7%), 이용수 위원(10.5%), 황선홍 코치(9.5%)를 제치고 1위에 오를 만큼 여전히 높은 인지도를 갖추고 있다.

풍부한 경험·유행어 제조기 “사전준비 많이 한답니다”

에스비에스가 포기할 수 없는 매력적인 카드인 셈이다. 신 위원은 1986 멕시코월드컵 때부터 2002 한-일 월드컵 때까지 5회 연속 방송해설을 한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다. ‘축구는 각본 없는 드라마’ ‘골 골 골~이에요’ 등의 유행어를 만들어낸 그는 오락프로그램에도 출연해 인기도가 높다. 에스비에스가 2002년 문화방송에 있던 그를 억대의 연봉으로 스카우트한 것도 1998 프랑스월드컵에서 압도적인 시청률 1위를 이끈 힘을 믿었기 때문이다. 신 위원은 “단순이 말만 재미있게 한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있는데 경기 전에 감독을 인터뷰하고 훈련 때 직접 취재하는 등 많은 것을 준비한다”고 말했다. 신 위원은 “축구는 문화적인 축제이기에 즐거워야 한다. 내 해설은 하나의 소설을 읽듯이 입체감과 현장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과학적인 분석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청자가 정확히 들을 수 있는 강한 목소리를 위해 매주 4~5회씩 산에 오른다”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에스비에스는 다른 조의 빅게임의 경우 마니아 사이에서 두터운 팬을 형성하고 있는 박문성 위원을 투입한다.

시청률 꼴찌탈출 비장의 카드-이용수 해설위원

한-일월드컵 때 시청률에서 꼴찌를 기록한 한국방송은 이용수(47) 세종대 교수에게 한국대표팀 경기를 맡기기로 했다. 한-일월드컵 당시 기술위원장을 맡은 그는 박지성 이영표 김남일 등 독일월드컵에서 뛸 한국의 ‘베스트11’을 가장 근거리에서 지켜본 장점이 있다. 박사 출신인 이 위원은 들뜨지않은 목소리로 경기상황을 꼼꼼이 분석해주는 해설가이다. 이 위원은 “편안한게 내 스타일이다. 어떤 장면이 펼쳐진 배경과 감독의 전술적 의도, 상황분석, 선수의 심리 등의 알려주는 해설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은 “한국뿐 아니라 G조 상대팀의 자료와 뉴스, 선수들의 신상 등을 철저하게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편안하고 꼼꼼한 분석 광고출연등 인지도 높이기

다만, 이 위원은 신뢰도가 높지만 대중적인 인지도가 다소 떨어진다는 약점이 있다. 한국방송 관계자는 이 위원의 친숙도를 높이기 위해 “월드컵을 앞두고 텔레비전 노출도 시키고, 월드컵과 관련된 한국방송의 CF에도 출연시킬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물론 이 위원이 메인이지만 파괴력있는 또다른 해설가를 함께 투입시키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방송은 한국 경기 외에 축구팬들의 관심이 높은 다른 조의 경기들에는 해외축구 전문가인 한준희 해설위원을 앉히기로 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작전명: 차별만이 살 길이다
방송 3사 경기직전 프로그램 비밀리 추진

독일월드컵에서 동일한 화면을 내보내야 하는 방송사들은 ‘같음 속의 다름’을 끌어내고자 머리싸움을 벌이고 있다.

현지에 아파트 한 채를 빌려 두 중계팀을 운영할 한국방송은 일단 타사와 조금 다른 화면을 시청자에게 선보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국방송의 월드컵 스포츠중계를 책임진 백정현 프로듀서는 “주관방송사(HBS)의 화면을 그대로 받아 중계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국방송은 주관방송 미디어 서버에 들어가 경기장 24개 카메라로 찍은 화면을 가져갈 수 있는 자격을 지닌 세계 17개 방송사 중 하나로 선정돼 슬로모션이나 하프타임 때 타사와 다른 화면을 보여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방송사들은 중계화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축구중계 직전 월드컵 관련 프로그램을 어떻게 만들어 이를 자연스럽게 중계시청으로 유도하느냐에 달렸다고 입을 모은다. 역대 월드컵 경기장면 모음이나, 대표팀 훈련 다큐멘터리, 연예인과 축구팬이 함께하는 야외 스튜디오 프로그램들이 경기 직전에 배치될 수 있는 예들이다. 방송사들은 아이디어가 유출돼 상대 방송사에서 ‘물타기’할 것을 우려해 프로그램 구성안 등을 철저히 비밀로 하고 있다. 또 각 방송사 스포츠제작부는 이런 프로그램들이 다른 방송사보다 1분이라도 빨리 방송돼 채널을 선점할 수 있도록 편성권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한 방송사의 스포츠제작부는 편성의 불이익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해 “월드컵 때 어떻게 하려고 하느냐”며 회사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에스비에스의 김한종 스포츠제작부장은 “시청률은 해설가뿐 아니라 경기 직전 프로그램 편성과 그래픽 차별화를 어떻게 할지 등이 종합적으로 합쳐져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화방송은 유일하게 라디오 중계팀을 현지로 보내 심야시간대 청취자들의 귀까지 붙잡는다는 계획이다.

송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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