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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방송가 이참에 비대면으로 쭈~욱 가?

등록 2020-09-02 04:59수정 2020-09-02 18:17

방송가 ‘코로나’ 맞선 아이디어 만발
대본리딩 화상으로, 토론 프로는 앱으로
화상 방청객 “재밌다”
라디오는 가림막 방송
실무대와 멀티뷰 접목
콘텐츠 중심축 이동 전망도
‘대본 연습(대본 리딩)을 어떻게 한다….’ 내년에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통해 선보일 드라마를 제작 중인 김아무개 피디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재확산에 고민이 깊었다. 물리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하면서 일정 차질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당장 코앞에 닥친 대본 연습부터 문제였다. 배우와 스태프까지 약 20명의 인원이 한공간에 모여 대본을 읽는다? 어림없는 소리다.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나아질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에서 무작정 보류·취소도 답은 아니었다.

김 피디가 떠올린 대안은 화상이었다. 그는 “요즘 코로나19 때문에 영상으로 소통하는 일이 많은데, 대본 연습에도 그런 시스템을 도입하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전에 여러명이 접속해 화면 끊김 등을 미리 점검했다. 그렇게 지난주 피디, 작가, 배우 등 12명이 화상으로 만났다. 김 피디는 “버퍼링이 생기기도 했지만, 의외로 각자의 대사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출연자들이 화상으로 참여한 <사사건건>. 한국방송 제공
출연자들이 화상으로 참여한 <사사건건>. 한국방송 제공
기독교방송(CBS)이 지난달 19일 하루 방송을 중단하고, 배우들까지 연이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방송계에도 불안감이 번졌다. 한국방송(KBS)과 제이티비시(JTBC)가 일주일 동안 드라마 촬영을 멈추는 등 감염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수많은 이들이 모이는 방송 관련 일에선 언제 바이러스가 퍼질지 모른다. 그래서 관계자들은 안전을 위해 갖가지 방법을 동원한다. 화상으로 만나는 ‘비대면’(언택트) 접촉이 대표적이다.

여러 패널이 나와 생방송으로 진행하는 티브이 토론 프로그램도 발 빠르게 화상 시스템을 도입했다. <사사건건>(한국방송)은 지난 19일 생방송부터 제작 시스템을 비대면으로 바꿨다. 19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권성동 무소속 의원의 스튜디오 출연을 접고, 각자 의원실을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연결해 30분간 대화했다. <100분 토론>(문화방송)도 지난 27일 방송을 비대면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했다. 진행자는 스튜디오에 있고,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에 출마한 이낙연·김부겸·박주민 후보가 온라인으로 접속해 대화를 나눴다. <사사건건> 제작진은 “코로나19 2차 대유행 우려가 커짐에 따라 예방적 차원에서 비대면 제작 방식을 확산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온라인으로 토론한 <100분 토론>. 프로그램 갈무리
온라인으로 토론한 <100분 토론>. 프로그램 갈무리
경연을 앞두고 랜선 심사단을 도입한 <트롯신이 떴다>. 에스비에스 제공
경연을 앞두고 랜선 심사단을 도입한 <트롯신이 떴다>. 에스비에스 제공
비대면 방식이 예능에선 방청객을 대신한다. 코로나19가 처음 확산한 3월부터 무관중으로 녹화했지만, 최근엔 관객이 영상으로 접속해 각자의 공간에서 방송 녹화에 참여한다. <트롯신이 떴다>(에스비에스)는 가수들이 화상으로 접속한 관객 앞에서 노래한 데 이어, 오는 9일 시작하는 시즌2 ‘라스트 찬스’에서는 랜선 심사위원 제도를 도입했다. 무명 가수를 조명하는 경연 프로젝트인데, 시청자들이 랜선으로 접속해 무대를 지켜보며 심사한다. 방청객 대신 코미디언들이 객석에 앉아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던 <코미디 빅리그>(티브이엔)는 ‘화상 방청객’으로 코로나19 시대를 헤쳐나가고 있다. 무대 위 코미디언이 질문하면 화상 속 관객이 메모를 써서 보여주며 소통도 한다. <코미디 빅리그> 화상 방청객으로 참여한 한 누리꾼은 개인 블로그에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은데 화상 참여가 재미를 줬다”고 적었다.

화상 연결은 쉽지만은 않은 방법이다. 끊김 없이 화면이 매끄럽게 나가야 하는 등 사전에 살펴야 할 것이 많다. 대부분 앱을 활용해 각자의 공간에서 직접 접속하지만, 방송사마다 좋은 화질을 위해 시스템 정비에 심혈을 기울인다. <문화방송> 쪽은 “중요한 것은 매끄러운 영상이다. <100분 토론>은 앱이 아니라 소규모 스태프가 참가자가 있는 곳에 가서 직접 영상을 전송하는 등 화질에 신경을 쓴다”고 밝혔다.

가림막을 설치한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입니다>. 유튜브 갈무리
가림막을 설치한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입니다>. 유튜브 갈무리
다른 스튜디오에서 이원 생방송 한 <김영철의 파워에프엠>. 유튜브 갈무리
다른 스튜디오에서 이원 생방송 한 <김영철의 파워에프엠>. 유튜브 갈무리
출연자가 적은 프로그램은 가림막을 세우기도 한다. 최근 온라인으로 방송 과정을 비추는 ‘보이는 라디오’가 어느 때보다 관심을 끌었다. 출연자와 진행자 사이에 놓인 가림막이 신선했기 때문이다. <양희은 서경석의 여성시대>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입니다>(이상 문화방송) 등의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김영철의 파워에프엠>(에스비에스)은 26일 초대 손님인 배우 박은빈과 진행자 김영철이 다른 스튜디오에서 이원방송으로 대화하기도 했다. <더 라이브>(한국방송) 등 몇몇 시사정보프로그램들도 가림막을 설치하고 방송했다. <한국방송> 쪽은 “<진품명품> 같은 생활 정보나 예능에서도 가림막을 세우고 녹화하는 등 화상과 가림막 방식은 방송 프로그램 전반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에선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비대면 방식으로 콘텐츠의 중심축이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화상 요리쇼 <백파더>(문화방송)가 그 사례다. 단순 화상을 넘어선 새로운 도전도 시작되고 있다. 10월27일 시작하는 <박경림의 보고 싶은 라디오, 혜화동 185번지>는 무대, 화상, 방송을 접목했다. 대학로 공연장 굿씨어터에서 박경림이 초대 손님과 대면 토크쇼를 진행하고, 이를 화상으로 관객이 지켜보며 참여한다. 이 프로젝트를 홍보하는 에이엠지글로벌 쪽은 “아날로그와 멀티뷰 화상이라는 디지털을 접목해 코로나 시대를 극복할 새로운 프로젝트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랜선 방청객과 녹화하는 <코미디 빅리그>. 티브이엔 제공
랜선 방청객과 녹화하는 <코미디 빅리그>. 티브이엔 제공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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