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현대사 다르게 보기-짬뽕 & 소>는 출연 배우와 스태프 등 코로나19 확진자가 15명이나 무더기로 발생하면서 20일 공연을 취소하고 사과문을 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방송가를 뒤흔든 한주였다. 지난 3월 코로나19 1차 확산 상황에서도 확진자가 나오지 않아 안심했던 방송가는 이번 재확산이 큰 영향을 미치자 비상이 걸렸다. 지난 1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한 배우가, 감염 사실을 모른 채 14일 드라마 <그놈이 그놈이다>(한국방송2)와 연극 <현대사 다르게 보기-짬뽕 & 소> 연습을 진행했다.
연극 <현대사 다르게 보기-짬뽕 & 소>를 연습했던 김원해와 허동원을 비롯해 출연 배우·스태프 15명이 모두 감염됐다. 허동원의 소속사 에이스팩토리는 20일 공식입장을 내어 “19일 오전 검사 결과 (연극에 함께 출연하는) 출연자로부터 2차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허동원과 드라마 <도도솔솔라라솔>(한국방송2)을 촬영했던 서이숙, 허동원의 분장사와 접촉했던 오만석이 <장르만 코미디>(제이티비시) 촬영 도중 검사를 받는 등 불안감이 급속도로 확산됐다. 둘 다 음성 판정을 받아 방송가는 한차례 가슴을 쓸어내렸다. 앞서 <교육방송> 프로그램 <케이팝 한국어, 안녕하세요 커레야>의 외주 피디와 출연진 3명도 확진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허동원과 함께 드라마 <도도솔솔라라솔>(한국방송2)을 촬영했던 배우 서이숙은 관련 소식이 알려지자 즉각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한국방송 제공
방송가는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도 방송은 진행해야 했기에 최대한 조심해 촬영을 진행해왔지만, 여러 명이 밀집된 곳에서 일하는 촬영 환경상 언제 코로나19가 퍼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늘 가질 수밖에 없었다. 방송 예정인 <스타트업>을 촬영 중인 한 배우는 <한겨레>에 “드라마 촬영 전 배우가 모여 진행하는 대본 리딩도 회차별 출연자들끼리 진행했다”고 말했다. 보통 종영 뒤 진행하던 ‘쫑파티’도 하지 않는 등 최대한 조심해왔다고 한다. 넷플릭스 역시 <인간수업> 등 드라마 관련 인터뷰도 모두 화상으로 대체했고, 대면 인터뷰를 하더라도 참석자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하고 체온을 잰 뒤 진행하는 등 조심해왔다. 코로나19 때문에 촬영 장소 섭외가 잘 안되자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는 아예 편의점 세트를 지어 촬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촬영 스태프는 물론 배우 스태프까지 단체로 움직여야 하고, 겹치기 출연도 많아서 일단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하면 빠르게 퍼져나갈 수밖에 없다.
드라마 <그놈이 그놈이다>는 한 배우의 확진 판정 소식을 듣자마자 19일 촬영을 접었고, 25일 예정된 마지막회 방송도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한국방송 제공
3·4차 감염은 아직 발생하지 않아 일단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지만, 촬영 현장은 단단히 고삐를 죄는 모양새다. 드라마 <그놈이 그놈이다>는 출연 배우의 확진 판정 소식을 듣자마자 19일 촬영을 접었고, 25일 예정된 마지막회 방송도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오만석이 검사를 받자마자 <장르만 코미디>도 촬영을 중단하며 상황을 지켜봤다. <사생활>(제이티비시)도 직접 접촉자는 아니지만 확진자가 발생한 타 드라마 촬영 현장에 다녀온 스태프가 있어 예방 차원의 검사를 진행했고 촬영을 취소했다.
연극·드라마·영화를 병행하는 배우들이 많기에, 이번 사태를 통해 방송계는 물론 대중예술계 전반에 코로나19 감염에 관한 우려와 주의를 당부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방송계는 아니지만 네이버 웹툰 <외모지상주의>를 연재하는 박태준 작가도 20일 확진 사실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그는 “외출을 거의 하지 않는 편인데도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남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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