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 메가쑈킹(고필헌)과 대중음악평론가 김작가(김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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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담] “노세 노세~ 홍대쫄깃쎈타에서 노세!”
[한겨레담] “노세 노세~ 홍대쫄깃쎈타에서 노세!”
“노세 노세~ 쫄깃쎈타에 모여 노세!” 개성 넘치는 이름을 가진 카페나 클럽이 즐비한 홍대 거리에서도 ‘쫄깃쎈타’는 으뜸으로 튀는 작명이다. 이름만큼 이 가게의 철학은 독특하다. 벽에 붙은 무시무시한 경고문을 보자. “인간은 누구나 조만간 죽는다. 그러니까 지금을 즐기자!”
이곳은 <애욕전선 이상없다>로 이름을 날린 만화가 메가쑈킹(고필헌)과 대중음악평론가 김작가(김성민)가 만든 공동체 문화공간이다. 제주도에 ‘제주쫄깃쎈타’가 있으니 ‘홍대쫄깃쎈타’는 2호점인 셈이다.
[한겨레담] “노세 노세~ 홍대쫄깃쎈타에서 노세!”
‘술벗’인 두 사람은 2010년 여름, 삭막한 개인주의 시대를 보듬어 안을 공동체 문화공간을 홍대 한복판에 건설하자고 뜻을 모았다. 그러나 비싼 임대료를 마련하지 못해 계획은 위태로웠다. 그러다가 술자리에서 ‘차라리 제주도로 가자’고 계획을 바꿨다. 제주도의 특성을 살려 게스트하우스로 꾸민 제주쫄깃쎈타가 먼저 문을 열었다. 옥빛 협재 바다 인근에 차린 제주쫄깃쎈타는 3년째 잘 굴러가고 있다.
용기를 얻은 두 사람은 내친김에 홍대쫄깃쎈타를 질러버렸다. 종잣돈이라고는 제주도에서 번 푼돈이 전부지만 ‘잘될 것이라는 믿음’은 굳건하다. 일단 인테리어에 큰돈을 쓰지 않았다. 내부를 있는 그대로 놓고, 복잡한 가구나 장식은 오히려 덜어냈다. 대신 속을 채우는 일은 사람들에게 맡기기로 했다. 메가쑈킹은 “쫄깃쎈타의 핵심 인테리어 소재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소비의 천국 홍대를 발칵 뒤집을 비장의 ‘수익 모델’도 개발이 끝났다. 함께 놀 ‘쫄친’(쫄깃한 친구들) 200명을 모은다. 쫄친은 월 3만원씩 회비를 낸다. 쫄친에게 줄 특권은 다음과 같다. “주방과 냉장고를 마음껏 이용할 것. 각자 열고 싶은 파티나 행사는 언제라도 환영.” 쫄깃쎈타를 사람들이 공유하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는 메가쑈킹의 생각이 담긴 게 ‘쫄친 규약’이다.
쫄깃쎈타가 진짜 특이한 점은 ‘개인의 사생활이 철저하게 존중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보는 순간, 어울려 노는 순간, 무조건 친구가 되어야 한다. “낯가림이 심해도 5분만 참으면 된다”는 게 김작가의 설명이다. 직업, 나이, 성별을 떠나 열린 마음을 가진 당신, 당신이 바로 ‘참쫄친’이다.
박수진 <한겨레티브이> 피디 jjinpd@hani.co.kr
쫄깃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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