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판] 세상의 모든 영상
손석희·허지웅·윤종신을 위한‘잉여캠프’ [잉여싸롱#15]
손석희, 허지웅, 윤종신에 출출한 여자, 레진코믹스까지.
대중문화 비평 프로그램 <잉여싸롱> 연말특집은 풍성했다. 한회 방송 분량을 채울 수 있을지 망설였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기에 아쉬운 주제를 한번에 털었다. 영하 7도를 오르내리는 강추위에 한겨레신문사 옥상에 그들을 위한 ‘잉여캠프’를 차렸다.
손석희는 연말 언론계에 가장 ‘핫’한 인물이다. 그가 제이티비시(JTBC) 보도부문 사장이 됐을 때 ‘한 사람이 뭘 바꾸겠어?’라는 회의론이 팽배했다. ‘뉴스9’의 앵커로 나섰을 때는 ‘종편의 나팔수’가 될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서정민은 “역설적이게도 지금 손석희와 ‘뉴스9’은 진보적인 뉴스의 아이콘이 됐다”고 평가했다. 김선영은 ‘손석희 현상’에서 언론계의 현실을 읽었다. “김정은 눈썹 화장 따위에 집착하는 지상파 뉴스는 버라이어티쇼처럼 연성화해 버렸다. 그 와중에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를 하는 손석희 뉴스가 진보가 됐다. 이 시대 방송 뉴스의 현주소다.”
허지웅은 올해 가장 ‘섹시한 남자’로 등극했다. 종편을 종횡무진 누비며 ‘무성욕자’라는 캐릭터로 ‘섹드립’을 치면서 존재를 알렸다. 그가 종편에 처음 출연했을 때 “진보논객의 변절”이라며 ‘부역지웅’이라는 딱지가 붙었던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이다. 그러나 허지웅은 여전히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한다는 평가다. 김선영은 “본래 영역이었던 정치와 미디어 분석보다 거침없는 섹드립이 이슈가 되는 게 바람직한가”라며 “우리 사회의 속물근성이 허지웅식 솔직함이라는 화법으로 자리잡는 게 아닌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윤종신은 올해 가장 바빴던 연예인이다. 예능 프로그램과 음반 제작이라는 서로 다른 영역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남겼다. 이승한은 “윤종신은 예능에서는 ‘주워 먹기 토크’로, 음반제작자로서는 장재인, 박지윤, 뮤지 등 보석 같은 원석을 주워 회사를 키웠다. 스스로 말한 것처럼 비주류의 주류라는 표현이 딱 맞다”고 평가했다. 이밖에도 <잉여싸롱> 연말특집은 <출출한 여자>와 <식샤를 합시다> 등 혼자 사는 여성들의 ‘먹방’이 유행하는 이유와 인터넷 유료 만화 시장의 새 지평을 개척한 <레진코믹스> 현상을 짚었다.
조소영 <한겨레티브이> 피디 azur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