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운동 출현 다룬 개척자”…시·희곡·소설 넘나든 활동
올해 노벨 문학상은 영국의 작가 도리스 레싱(88)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한림원은 11일 저녁 8시(한국시각) 그의 작품들 가운데 1962년에 발표된 <황금 노트북>(Golden Notebook)이 가장 두드러졌다며, “여성주의 운동의 출현과 맞물린 개척자적인 작품으로, 20세기 남성과 여성의 관계를 보여주는 소수의 저작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한림원은 또 레싱을 “여성으로서 경험을 바탕으로 분열된 문명을 비판한 서사 시인”이라고 평가했다.
레싱은 전후 영국을 대표하는 소설가 중 한 사람으로 1919년 이란에서 영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 아프리카를 거쳐 49년부터 영국에서 살아왔다. <에이피>(AP) 통신은 레싱이 14살까지만 정규 교육을 받고는 문학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1950년 <풀잎은 노래한다>(The Grass is Singing)로 등단해 시와 희곡, 장·단편 소설을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을 쓰며, 50년대 ‘앵그리 영맨’(성난 젊은이들)을 대표하는 작가로 활약했다. 또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 차별정책을 비판하고, 50년대 영국 공산당의 일원으로 핵무기 반대 운동에 참여하는 등 사회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했다.
대표작으로는 반자전적 내용을 담은 <폭력의 아이들>(Children of Violence), <어둠 전의 여름>(The Summer Before Dark), <다섯째 아이>(The Fifth Child) 등이 있다.
레싱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10일 열리는 시상식에서 메달과 함께 1000만크로네(14억여원)의 상금을 받게 된다.
한편, 레싱의 수상으로 2005년부터 수상 후보로 거론됐던 고은 시인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배를 마시게 됐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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