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 발표가 이뤄진 11일 저녁 취재진들이 고은 시인의 수상 가능성에 대비해 경기도 안성시 공도읍 마정리 시인의 자택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이날 저녁 그의 집 문은 열리지 않았다. 안성/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11일 저녁 8시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되자 경기도 안성시 공도읍 고은 시인의 자택 앞에 몰려 있던 50여명의 취재진과 인근 주민들도 발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자택의 안쪽 방에는 불이 켜져 있었지만, 취재진이 있던 길 쪽으로 난 창문은 여전히 불이 꺼진 채였고, 철문도 그대로 굳게 닫혀 있었다. 자택에 있던 부인 이상화씨는 고 시인이 집에 없다고 전했지만, 출판사 관계자 등의 말을 들어보면 고 시인은 언론의 취재 요청을 모두 거절하고 외출을 삼간 채 집 안에서 조용한 시간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 시인은 지난해에도 수상자 발표 시각에 외부에 있었다고 밝혔지만, 집 안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 시인의 이름이 3년째 노벨문학상 유력 후보로 오르내리면서 수상자를 발표하는 날 그의 자택 앞에도 연례행사처럼 취재진이 몰렸다 철수하기를 되풀이했다. 올해에는 지난해에 견줘 취재진이 반으로 주는 등 조금은 사그라진 분위기였다. 발표 30여분 전에는 인근 초등학교 교사라는 주민이 몇 시간 전부터 모여 있던 취재진들에게 일회용 종이컵에 커피를 돌리기도 했다.
한편, 고 시인이 살고 있는 공도읍 마정리 대림동산 ‘장미마을’은 대림산업이 28년 전에 인근 땅 30만평을 사들여 조성한 전원주택 단지다. 고 시인은 단지 조성 초기부터 중앙대 안성캠퍼스 영문과에 재직 중인 부인 이상화 교수와 함께 이곳에 살고 있다.
안성/김일주 기자 pear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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