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이 1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의를 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국제영화제의 인사문제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이 15일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용관 이사장은 지난 11일 허문영 집행위원장 사의 표명과 관련해 이날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번 사태의 모든 책임을 지고 이사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이사장은 “이달 말 허 집행위원장을 만날 예정”이라며 “그의 복귀를 설득하고, 사태가 어느 정도 수습되는 대로 영화제를 떠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1일 허문영 집행위원장 사의를 표명하자 영화인들은 성명을 내는 등 반발하면서 허 집행위원장의 복귀를 요구했다. 허 집행위원장은 지난 9일 부산국제영화제 임시총회에서 새로운 직제의 운영위원장이 신설되고 조종국 위원장이 위촉되면서 사실상 공동 집행위원장 체제로 바뀌자 사퇴서를 제출했다. 이날 오전 한국영화제작가협회(제협)는 성명을 내고 “부산국제영화제는 잘못된 결정을 철회하라”면서 “올해 영화제를 단 5개월 앞두고 벌어진 일들이라 영화인들은 당혹스럽기 짝이 없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이 이사장의 주도로 선임된 조종국 운영위원장이 직을 유지할 지도 주목된다. 영화제 쪽이 밝힌 것처럼 직제개편으로 예산 관련 업무 등을 운영위원장이 맡게 되면 집행위원장의 역할은 프로그래머와 별 차이 없는 반쪽짜리가 될 수밖에 없어 허 집행위원장이 복귀할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부산국제영화제는 2007년 김동호·이용관 위원장, 2015년 이용관·강수연 위원장이 공동집행위원장을 맡은 적이 있지만, <다이빙벨> 사태 등 영화제 안팎의 문제가 컸던 위기 상황 때의 예외적인 운영체제였다. 이 이사장은 일부 영화인들이 요구하는 조종국 운영위원장의 즉각 사퇴에 대해 “총회에서 결의로 이뤄진 인사이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는 없고 법적으로도 불가능하다”며 “다만, 다음 이사회에서 조 이사장의 사퇴 문제를 포함한 모든 문제를 논의해 볼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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