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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롯맨’ ‘피지컬’ 편파 논란…누군가의 땀과 눈물이 묻혔나

등록 2023-03-04 09:00수정 2023-03-06 11:11

[이주의 방송 이슈]
‘불타는 트롯맨’ 특혜 논란
‘피지컬: 100’ 결승전 구설
‘공정성 논란’에 휩싸인 <불타는 트롯맨>(왼쪽)과 <피지컬: 100>. 각각 엠비엔, 넷플릭스 제공
‘공정성 논란’에 휩싸인 <불타는 트롯맨>(왼쪽)과 <피지컬: 100>. 각각 엠비엔, 넷플릭스 제공

경연·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은 ‘공정한 경쟁의 장’으로 구현되기 어려운 것일까? 최근 <불타는 트롯맨>(엠비엔), <피지컬: 100>(넷플릭스) 등 인기 예능 프로들이 잇달아 공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3일 <불타는 트롯맨> 제작진과 참가자 황영웅은 각각 입장문을 내어 황영웅의 ‘자진 하차’를 알렸다. 이날 황영웅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불타는 트롯맨> 경연을 마치려고 한다”고 밝혔고, 이어 제작진이 “황영웅이 2일 기권을 해왔고 이를 수용했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황영웅은 1회부터 ‘제2의 임영웅’이라 불리며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지만, 2016년 지인을 폭행해 벌금 50만원 처분을 받은 사실이 알려진 뒤 도덕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다. 학교 폭력과 데이트 폭력 의혹까지 불거진 상태다. 앞서 그는 지난달 25일 한차례 사과문을 발표했으나, “비록 과거의 잘못이 무거우나 새롭게 살아가고자 하는 삶의 의지를 갖고 있다”며 방송 출연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당시 제작진 또한 “출연자 선정에 있어서 사전 확인과 서약 등이 있었으나 현실적인 한계로 유감스러운 상황이 발생했다는 점, 죄송하다”면서도, “그러나 황영웅씨는 모든 잘못과 부족함에 대해서 전적으로 사과하고 있다”며 하차설을 부인했다.

도덕성 논란 와중에도 황영웅은 지난 1일 방영된 결승 1차전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날 방송이 끝난 뒤 제작진이 문자 투표 집계 오류로 일부 출연자 순위가 바뀌었다고 재발표하면서 시청자의 불신이 거세졌다. 제작진은 “문자 투표 집계 자체는 오차 없이 정확하게 완료되었기에 실제 결과는 이상이 없다”고 강조했지만, 소용없었다. 3일 한 매체는 경찰이 ‘황영웅 특혜 논란’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수사를 요청하는 민원을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제작진은 3일 “경찰 쪽의 수사 요청 통보를 받은 사실이 없다. 추후 수사 요청이 오면 모든 의혹에 대해 한 점 오해가 남지 않도록 적극 소명할 예정”이라며 “다만 확인되지 않은 사실에 대한 기사와 의혹 제기에는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오는 7일 진행되는 결승 2차전을 앞두고 황영웅이 자진 하차를 선택한 데는 이렇게 프로를 둘러싸고 ‘커지기만 하는’ 공정성 논란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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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트롯맨> 방송의 한 장면. 엠비엔 유튜브 갈무리

넷플릭스의 서바이벌 예능 프로 <피지컬: 100>은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결승전 촬영을 둘러싸고 공정성 문제가 제기됐다. 준우승을 차지한 경륜 선수 정해민이 언론 인터뷰에서 ‘오디오 사고 등을 이유로 경기가 두차례 중단됐다. 이후 제작진에 결승전 전후 과정을 방송에 내보내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히면서다. <피지컬: 100> 제작진은 ‘경기 결과가 바뀌는 재경기는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최종 편집본을 보며 결승전이 한번에 치러졌다고 생각한 시청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경연·서바이벌 예능 프로는 성격상 ‘공정한 경쟁’이라는 판타지를 깨뜨리지 않는 선에서 ‘결과를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긴장감도 함께 잡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비슷한 프로가 꾸준히 제작되면서, 경연·서바이벌 프로를 대하는 시청자들의 감시망도 한층 예리해졌다.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엠넷) 시리즈의 제작진이 지난해 투표 조작 및 연예기획사 관계자로부터 접대를 받은 혐의로 징역형을 확정받는 등 시청자들의 신뢰가 무너진 사례가 이미 존재하기 때문이다. <불타는 트롯맨> 제작진이 수차례 발표한 입장문들에는 다음 같은 문구가 빠짐없이 포함됐다. “제작진은 마지막까지 공정하고 투명한 오디션이 되도록 만전을 기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시청자와의 약속은 무거운 것이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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