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드라마 <카지노2> 포스터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학교폭력 피해자 문동은(송혜교)이 가해자 박연진(임지연)에게 복수를 시작하려는 순간 암전이 됐는데(<더 글로리>), 책상물림 경찰 오승훈(손석구)은 악당 차무식(최민식)한테 큰소리 한번 쳐보지 못하고 일단 멈춤했다. 25일 시즌1 8부작 공개를 끝낸 온라인동영상서비스(오티티) 디즈니플러스의 <카지노> 이야기다. 시즌2 8부작은 오는 2월15일 공개되며 시즌1처럼 첫날 3회, 이후에는 매주 수요일 한편씩 오티티 사용자들을 찾아간다.
25일 공개된 시즌1 마지막 회 <카지노>는 잘나가는 차무식에게 도전하던 서태석(허성태)이 무식에게 총을 겨누는 장면에 이어 카메라가 줌아웃 되면서 총성이 들리는 신으로 끝이 났다. 또 “영수증 처리”에만 몰두하던 오승훈은 필리핀 경찰을 따라 한국인 범죄자 김경영(이석)을 추격하는 현장을 경험한 뒤 자신에게는 자국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허락되지 않는 총을 불법적으로 구한다. 시즌2에 서태석과 차무식의 대결, 그리고 무식을 잡으려는 승훈의 치열한 추격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것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26일 공개된 시즌2 예고편을 보면 시즌2에서는 서태석, 오승훈을 비롯해 사방에 차무식을 겨누는 인물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민석준(김홍파) 회장이 죽고 이에 대한 살인 혐의가 차무식을 향한다. 서태석과의 권력싸움이 더 심해지면서 카지노는 전쟁터로 바뀌고 무식이 수족처럼 거느리던 정팔(이동휘)과 상구(홍기준) 사이에도 의심이 생겨난다. 또 시즌1 4회에 잠깐 등장했던 필리핀 카지노계의 ‘빅 보스’ 다니엘이 전면에 등장하고 오승훈은 필리핀 경찰과 협력해 수사를 펼치게 될 전망이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드라마 <카지노> 스틸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카지노>는 1·2편 모두 흥행에 크게 성공한 <범죄도시>의 강윤성 감독 연출, 최민식이 24년 만에 선택한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로 톱스타에 오른 손석구의 차기작 등의 이유로 공개 전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무엇보다 넷플릭스뿐 아니라 티빙 등 국내 오티티에도 밀렸던 디즈니플러스가 필리핀 현지 로케이션 등 제작비를 아낌없이 투자하며 한국 시장 안착을 위해 힘을 준 작품이다.
뚜껑이 열린 뒤 작품에 대한 평가는 나쁘지 않았다. 영화에서 어둡고 날것의 느낌 강한 남자들의 세계를 그려온 강윤성 감독의 장점이 <카지노>에도 담겼다. 무엇보다 최민식의 연기는 명불허전. 평범하고 때로 어눌하며 순박한 아저씨처럼 행동하면서 카지노 손님들의 비위를 맞추다가도 민 회장 말대로 “건달들을 꼬마 다루듯” 협박하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무식의 설득력은 오롯이 최민식의 노련한 연기에 기대고 있다. 다만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페이스 디에이징’과 음성 합성 기술로 30대를 연기한 최민식의 모습에 대해서는 찬반이 엇갈린다. 기술이 발전해도 진짜 젊은 시절의 모습과 똑같이 재현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드라마 <카지노> 스틸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드라마 <카지노> 스틸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한 인간의 흥망성쇠를 조명하는 드라마이긴 하지만 인트로에 해당하는 어린 시절이 너무 길어 드라마가 늘어진다는 지적도 많았다. 시즌1은 4회까지 지금의 필리핀 카지노 권력자가 되기까지 차무식의 과거를 그린다. 특히 보육원 시절 등 성장기는 좀 더 압축적으로 전개했다면 이야기 전개의 속도감이 생겨났을 법하다. 이를 반영하듯 <카지노>는 공개 첫 주 디즈니플러스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중 최대 시청 시간을 기록하는 등 높은 화제성을 보였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화제성이 떨어졌다. 포스터의 맨 앞에 등장하는 손석구가 5회 마지막 장면에 처음 등장한 것도 아쉽다. 배우 손석구가 연기하는 오승훈은 시즌1 내내 어리바리한 모습으로 중요 범죄 현장에 등장하는 차무식을 의심하기 시작하지만 눈에 띄는 강렬한 연기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이런 평가에도 불구하고 5회 이후론 수요일마다 ‘본방사수’에 나선 팬층이 생겨난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드라마 <카지노> 스틸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드라마 <카지노> 스틸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카지노>의 시즌2는 엄밀히 말해 이야기의 후반인 파트2에 해당한다. 넷플릭스의 <더 글로리>, 27일 공개하는 쿠팡플레이의 <미끼> 등 최근의 드라마들에서 늘고 있는 공개 전략이다. 오티티의 강점으로 구독자 증가에 기여했던 ‘몰아보기’의 ‘약발’이 오티티 간 경쟁으로 떨어지기 시작하자 구독자 붙잡기 전략으로 파트별 또는 회차별 ‘쪼개보기’ 공개가 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파트는 나눠도 파트별 회차 공개는 한꺼번에 하는 넷플릭스와 달리 디즈니플러스는 <형사록> 등 주요 작품들을 일주일에 한편씩 공개하는 방식을 선호해왔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보다는 본사의 의견이 관철된 공개 방식이라고 전해진다. 이에 대해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는 “다양한 소비자 접점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 인사이트와 함께 각 작품 고유의 스토리와 장르 등을 고려하여 제작진과 논의를 통해 작품 공개 시기 등을 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