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다룬 김금숙 작가의 그래픽 노블 <풀>이 ‘아이스너 어워즈’(Eisner Comic Industry Awards) 리얼리티작품상·아시아작품상·작가상 등 3개 부문 최우수상 후보에 올랐다. 아이스너 어워즈는 북미 만화계의 아카데미상이라고 불리는 상으로, 스파이더맨과 헐크 등을 탄생시킨 만화계 거물 스탠 리도 1994년 이 상을 수상한 바 있다.
<풀>은 김금숙 작가가 지난 2017년 출간한 작품이다. ‘살아 있는 역사,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증언’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지난해부터 나라밖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2019년 프랑스 진보 성향 일간지 <뤼마니테>가 선정하는 ‘제1회 뤼마니테 만화상’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고, 영국 <가디언>과 미국 <뉴욕 타임스>가 각각 2019년 최고의 그래픽노블, 최고의 만화로 이 책을 선정했다. 김 작가의 작품은 검정을 주로 사용해 수묵화를 연상케하는데, 이 특유의 화풍이 그가 천착해온 주제인 한국 근현대사와 어우러져 특유의 정서 ‘한’을 표현해낸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제주 4·3을 소재로 한 전작 <지슬> 또한 2015년 프랑스에서 출간돼 뛰어난 여성 만화가에게 주는 ‘아르테미시아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수상작은 오는 18일까지 인터넷 투표로 결정된다.
최윤아 기자 a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