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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영화처럼 읽히는 색다른 프랑스 소설

등록 2008-01-25 21:37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기 때문에〉
베스트셀러 읽기 /

〈사랑하기 때문에〉
기욤 뮈소 지음·전미연 지음/밝은세상·9800원

프랑스의 젊은 작가 기욤 뮈소(34)는 2006년 〈구해줘〉(10만 부), 2007년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4만 부)로 국내 독자들에게 높은 인지도를 얻었다. 고정 독자도 확보해 출간된 지 한 달 반 남짓 된 〈사랑하기 때문에〉는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며 지금까지 3만 부가 팔렸다. 2001년 첫 장편소설을 낸 뒤 지금까지 낸 소설 네 권이 모두 프랑스에서 밀리언셀러가 돼 자국 언론에서는 ‘하나의 현상’이라는 찬사를 들었다고 한다.

〈사랑하기 때문에〉는 미스터리와 판타지 같은 장르 소설적 기법을 적극 활용해 속도감 있게 이야기를 짜내는 그의 특장이 잘 드러난 소설이다. 성공한 정신과 의사인 마크 해서웨이는 다섯 살 난 딸이 쇼핑몰에서 사라진 뒤 정신적 충격과 죄책감에 시달리며 노숙인이 되어 뉴욕 지하철을 떠돈다. 그러다 딸이 실종된 지 5년 만에 실종됐던 장소에서 발견된다. 마크는 실어증에 걸렸는지 입을 꼭 다문 딸을 데리고 집으로 가는 비행기에 오른다. 비행기에는 마약 중독과 자살시도로 점철된 삶을 사는 억만장자의 상속녀와 어머니를 잃고 복수심에 불타는 소녀가 타고 있다. 작가는 딸의 실종 사건과 등장인물들의 인생 이야기를 정교하게 엮으며 의문을 풀어간다.

프랑스 신세대 인기 작가의 소설은 철저히 대중적이다. 각 장마다 인용한 구절에는 철학자의 말보다는 가수의 말이나 노래 가사가 자주 등장하고, 억만장자 상속녀는 힐튼가의 상속녀 패리스 힐튼을 쏙 빼닮았다. 등장인물의 과거를 짤막한 회상 장면의 연속으로 보여주면서 속도감을 늦추지 않고 훑어내는 방식은 그대로 영화를 보는 것 같다. ‘사랑과 용서’라는 주제를 향해 결말로 갈수록 정교했던 설정이 헐거워지고 성급히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해 맥이 빠지지만, 솜씨 좋은 ‘영상 세대’ 이야기꾼임은 분명한 듯하다. 인터넷 서점 예스24 독자의견란에는 “손에서 떼어놓지 못할 정도로 흡인력이 강하다”(아이디 꽃삽), “영화로 만들어지면 정말 좋을 것이다”(아이디 은혜아빠) 같은 내용의 평가가 많다. 실제로 작가는 소설을 쓸 때 영화에서 중요한 영감을 얻는다고 하며, 〈구해줘〉는 할리우드에서 영화화된다고 한다.

프랑스 소설이면서 프랑스 소설같지 않은 점도 인기에 한몫했다. 지난해 베스트셀러가 된 프랑스 소설 〈고슴도치의 우아함〉이 ‘프랑스 소설은 철학적이고 심미적이며 어렵다’는 통념을 두루 만족시키는 반면, 기욤 뮈소의 소설은 쉽다. 책을 낸 신선숙 밝은세상 외서팀장은 “‘프랑스 소설에 한번 도전해 봐야지’하고 집어들었다가 의외로 쉽고 재미있다며 좋아하는 독자들이 많다”며 “프랑스 소설을 읽는다는 자기만족과 재미를 동시에 안겨주는 책”이라고 말했다. 일본 대중소설의 가벼움과 재미, 미국 대중소설에서 봄 직한 속도감과 서스펜스에 프랑스 소설이라는 포장까지 입은 셈이다. 독자층도 10대 중반부터 골고루 있다고 한다.


김일주 기자 pear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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