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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월드컵 열기 장맛비에 씻겼을지라도

등록 2006-07-20 19:22수정 2006-07-21 16:22

18.0˚가 독자에게

돌연 뒤돌아선 지단이 마테라치의 가슴을 들이받았다. 화면을 통해서지만 제법 묵직한 가격감이랄까 충격이 느껴졌다. 마테라치는 붕 떠는듯 뒤로 벌렁 나자빠졌다. 피말리는 준결승전. 1 - 1 상황에서 연장 10분을 남기고 일어난 저 놀라운 광경. 아마도 2006 월드컵대회가 남긴 가장 강렬한 이미지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세월가면 2006 월드컵은 잊혀져도 그 장면은 역사로 살아남아 그렇게 극적으로 단면을 드러낸 21세기 초 지구촌 인생들의 복잡다단한 얘기들을 전해줄 것이다.

후대 사가들이 그 사건을 통해 가장 먼저 짚어낼 얘기는 당연히 ‘인종차별’일 터. 프랑스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알제리 이민집안 출신인 지단은 가난하게 자랐다. 잘사는 유럽의 차별에 절치부심 강한 저항감을 키웠을 것이다. 지단뿐만 아니라 프랑스 흑인 선수도 상대팀 응원단이 원숭이 울음소리를 흉내내며 모욕하는 수모를 당했다. 축구의 본고장 유럽에서는 최근 이슬람교도나 흑인 선수들에 대한 차별행위가 일상화하고 있다고 한다. 이주노동자들 유입 증가로 인한 실업 불안 고조, 피부색 다른 옛 식민지의 가난한 노동자들에 대한 비뚤어진 우월감 등이 차별심화에 가세하고 있을 것이다. 이 때문에 국제축구연맹(FIFA)도 처벌 규칙을 강화하고 캠페인도 벌이는 등 나름대로 대응채비를 갖췄지만, 지구촌 최고의 제전도 고질화한 모순을 숨길 순 없었던 모양.

세계가 프랑스니 이탈리아 따위 요상한 이름을 지닌 주권국들로 나뉘어 있었다는 사실과 그것이 차별의 또다른 이유가 된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습속들도 사가들의 관심거리가 되지 않을까.

이번 <18.0>은 좀 늦은 감이 있지만 그 월드컵을 다시 한번 뒤돌아봤다. ‘커버’와 ‘안과 밖’ 2 꼭지다. 열기가 식은 뒤에사 “과연!” 무릎을 쳐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여름휴가 특집으로 고른 책 중에 절판된 게 있다는 항의와 연재기사 중 연대기적 팩트가 틀린 구절이 있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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