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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책&생각] 디지털 시대, 시민을 위한 도서관의 조건

등록 2023-02-10 05:00수정 2023-02-10 10:57

백원근의 출판 풍향계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문화체육관광부가 펴낸 ‘국민 독서실태 조사’ 결과에 의하면, 서울시민(성인)의 종이책, 전자책, 웹소설, 오디오북을 포함한 연간 독서율은 2013년 81.4%에서 2021년 54.7%로 대폭 하락했다. 그나마 전국 평균에 비해 10%포인트 안팎으로 높은 수치다. 같은 기간 동안 서울시민의 도서관 이용률은 41%에서 21.5%로 절반 정도로 줄었다. 대체로 책을 읽는 사람이 도서관도 이용하는 법이니, 독서율과 도서관 이용률의 동반 하락은 상관성이 매우 높다.

시민들이 독서와 도서관에서 멀어지는 배경에는 말할 것도 없이 스마트폰을 필두로 한 디지털 매체 환경이 엄존한다. 이제는 스마트폰 탓이 아니라 스마트폰 ‘덕분에’ 독서율과 도서관 이용률이 올라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활용 방안을 모색해야만 독서 생태계의 확장이 가능한 시대다. 그렇지만 공공도서관 서비스의 현실을 보면 아직 시대 변화와 거리가 있다.

지난해 11월에 10대 이상 서울시민 103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조사에서, 5년 전에 비해 서울시민의 인쇄매체(종이책, 종이신문, 종이잡지) 이용은 크게 줄어든 반면, 유튜브 등의 영상 보기와 인터넷신문 읽기, 인터넷 검색 정보 읽기 등의 인터넷 기반 정보 이용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누구나 체감하는 일이다. 특히 5년 전보다 독서량이 감소했다고 응답한 시민들(36.0%)이 독서 대신 하는 활동으로 꼽은 것은 ‘(영상과 인터넷 등) 다른 매체 이용’(42.4%), ‘운동’(18.4%), ‘취미활동’(14.4%), ‘경제활동’(13.6%) 등이었다. 서울시 산하기관인 서울기술연구원이 펴낸 ‘디지털 환경에 따른 시민 독서문화 활성화 방안’의 조사 결과다.

보고서의 문제의식은 어떻게 하면 서울시가 공공도서관 등 공공자원을 활용하여 시민의 독서 생활화에 기여할 것인가에 맞닿아 있다. 그런 점에서 시민들이 앞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첫 번째 정책이 ‘서울시의 모든 도서관을 연결한 통합 정보 서비스’ 제공이라는 점은 주목된다. 현재 서울시 공공도서관 208곳의 소장 자료는 25개 자치구별 홈페이지와 교육청 소속 도서관의 별도 홈페이지 등으로 분산되어 통합 자료 검색이 어렵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에서 이용하기 편리한 도서관 앱(애플리케이션)도 13개나 되지만 서로가 연계되지 않고 통합 앱은 아예 부재하다. 에스엔에스(SNS) 등 소셜미디어도 도서관마다 제각각이거나 자치구 통합 소셜미디어가 없는 경우도 있다. 전자책 및 오디오북 이용 프로그램과 시스템, 디지털 학술정보 이용도 마찬가지로 불편하다.

보고서는 이 밖에도 도서관 운영 규정의 표준화와 운영 시스템 통합, 통합 정보 제공 서비스, 도서관 및 독서 정보 알림 서비스 제공 등을 제안했다. 서울시가 도서관 및 독서 정보 알림 서비스를 제공하면 이용하겠다는 의향이 61.8%로 높았고, 그 방식은 카카오톡 채널, 문자, 이메일, 에스엔에스 순이었다. 시민의 변화된 생활과 인식을 반영한다. 시민이 대중교통 이용 시 전자책과 오디오북을 이용하도록 서비스하자는 제안도 담겼다. 서울시 문화정책의 변화를 통해 ‘책 읽는 서울’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책과사회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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