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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진 배꼽폐색기…검찰, 구미 아이 ‘바꿔치기’ 증거로 제출

등록 2021-06-17 15:56수정 2021-06-17 17:32

“이미 사용한 것 재사용”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회원들이 지난 4월9일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구미 3세 아이를 숨지게 한 가해자들의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회원들이 지난 4월9일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구미 3세 아이를 숨지게 한 가해자들의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검찰이 경북 구미 다세대주택에서 숨진 3살 여아의 친모가 아이를 직접 출산하고 바꿔치기했다며 새 증거를 냈다.

17일 대구지법 김천지원 형사2단독 서청운 판사 심리로 열린 숨진 여아의 친모 석아무개(48)씨 세 번째 공판에서 검찰은 석씨 집에서 발견한 부서진 배꼽폐색기를 제출했다. 배꼽폐색기는 아이 배꼽에서 탯줄을 자를 때 세균 침투를 막으려고 탯줄을 집는 일회용 도구다.

검찰은 “폐색기에 붙은 탯줄을 감정한 결과 탯줄이 석씨 자녀의 것으로 나왔다. 이 폐색기가 렌즈통 안에 보관돼 있었는데, 렌즈통에서도 석씨가 출산한 아이 유전자가 나왔다”며 “폐색기는 쉽게 부서지지 않는다. 폐색기가 부러진 것은 외력에 의해 끊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은 “폐색기가 파손된 흔적이 다른 아이와 바뀌었다는 취지인가”라는 석씨 변호인의 물음에 “그렇다. 석씨가 제3자의 도움을 받거나 혼자 출산할 때 이미 사용한 배꼽폐색기를 다시 사용하려고 분리하는 과정에서 폐색기가 파손된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아이 바꿔치기 논란은 석 달여 이어지고 있다. 석씨는 지난 3월 구미 다세대주택에서 딸의 3살 아이가 숨진 것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는데 유전자 검사 결과 이 아이는 석씨가 친모일 확률이 99.9999%로 나왔다. 당시 딸도 비슷한 또래의 아이를 키우고 있었다. 검찰은 석씨가 비슷한 시기에 출산한 딸 김씨의 아이와 몰래 바꿨다는 간접 증거들을 확보해 미성년자약취 혐의로 지난달 5일 재판에 넘겼다. 석씨는 사체은닉미수 혐의는 인정했지만, 출산 사실은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한편, 김씨는 지난 4일 살인 및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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