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서 경북 구미서 숨진 3세 여아의 친모로 밝혀진 외할머니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후 법원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경북 구미시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세살 아이의 유전자가 자신을 아이의 외할머니라고 한 40대 여성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아이의 친모가 이 여성이라는 것이다.
경북 구미경찰서는 지난달 10일 구미시의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세살 아이와 자신을 외할머니라고 한 40대 여성 ㄱ씨의 유전자를 검사했더니 두 사람 유전자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앞서 경찰은 애초 세살 아이의 엄마로 지목된 20대 여성과 이 아이의 유전자를 대조했으나 일치하지 않았다. 또 20대 여성의 전 남편과 세살 아이의 유전자 역시 달랐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검사 범위를 확대했고 결국 ㄱ씨와 숨진 아이의 유전자가 일치한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미성년자 약취 혐의로 ㄱ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은 11일 오후 4시40분께 ㄱ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ㄱ씨가 숨진 아이가 자신의 아이임에도 왜 딸의 아이라고 했는지, 이 과정에서 ㄱ씨와 20대 딸이 공모하지 않았는지 수사하고 있다. 수사 당국은 ㄱ씨가 자신의 출산 사실을 감추려고 이 아이를 손녀라고 둘러댄 것으로 의심한다. 경찰은 또 세살 아이의 진짜 아버지가 누구인지, 숨진 아이를 방치한 사람이 누군지 등을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세살배기 아이와 외할머니의 유전자가 일치한다는 결과가 나온 것은 맞다”면서 “아직 수사 중이라서 자세한 내용을 말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ㄱ씨는 이날 자신이 아이를 낳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전 호송차에 오르면서 “아이를 낳은 적이 없다”며 유전자 검사를 부인했다.
지난달 12일 구미시의 빌라에서는 세살 아이가 몇달 동안 홀로 방치되다 숨진 사건이 벌어져, 당시 친모로 알려진 20대 여성이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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