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부산항 감천항에 정박중인 러시아 국적 냉동 화물선. 이 배에서 18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연합뉴스
부산항에 정박한 러시아 선박에서 32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했다. 이 배에 올라가 수리작업을 벌였던 내국인 선박수리공 5명도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부산항 입항 러시아 선원은 총 8척, 78명으로 늘었다. 이들에게 감염된 내국인 선박수리공 감염자수도 6명이 됐다. 러시아 선박이 부산지역 코로나19 확산의 거점이 되면서 추가 감염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립부산검역소는 24일 “러시아 원양어선 페트로1호(7773t급)의 선원 94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했더니 32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양성 판정을 받은 32명은 부산의료원에 입원할 예정이다.
18~20일 페트로1호에 올라가 수리작업을 벌였던 부산 사상구 ㄱ씨가 23일 양성 판정을 받자, 검역당국은 23일 페트로1호 선원에 대한 전수검사를 벌였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선박수리공 5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힌 부산시는, ㄱ씨와 함께 페트로1호에 올라가 수리작업을 벌였던 선박수리공 141명 등 156명을 접촉자로 분류해 자가격리 조처하고 코로나19 검사를 벌이고 있다. ㄱ씨의 가족 4명과 친인척 7명은 음성이 나왔다.
지난 8일 오후 1시30분께 신선대부두에 입항한 페트로1호는 31일 낮 12시께 출항 예정이었다. 입항 당시 국립부산검역소 검역관이 승선해 검역을 진행했는데 증상이 나타난 선원은 없었다. 지난 15일에는 손가락 절단 상처를 입은 선원 1명과 페트로1호에 상주하는 의사가 잠시 하선해 근처 병원에 치료를 받은 뒤 배로 복귀했다. 이들은 이후 22일 선박의 의사가 근처 병원을 다시 방문한 뒤 배로 다시 복귀했다. 선박 의사와 손가락 부상을 당한 선원 1명을 포함한 음성 판정자 62명은 배 안에 격리됐다.
앞서 지난달부터 23일까지 부산항 감천항에 정박했거나 정박하고 있는 러시아 국적 6척과 투발루 국적 1척 등 7척에 승선한 러시아 선원 46명이 확진돼 부산의료원과 부산대병원에 입원해 완치 판정을 받고 떠났거나 치료를 받고 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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