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서 생업…이웃 “평소 정치 발언 없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흉기를 휘두른 이는 1957년생 김아무개씨로 밝혀졌다. 부산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2일 오후 브리핑을 열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습격한 피의자는 충남에 거주하는 67살 김씨”라고 밝혔다.
김씨는 이날 오전 10시29분쯤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에서 차량으로 이동 중인 이 대표의 왼쪽 목을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당시 그는 짙은 청색 점퍼 주머니에 흉기를 숨기고 있다가, 이 대표가 다가오자 “사인을 해달라”며 접근한 뒤 그의 목을 향해 흉기를 쥔 오른손을 휘둘렀다. 경찰 말을 들어보면, 김씨는 지난해 인터넷에서 전체 길이 18㎝, 날 길이 13㎝의 흉기를 구입한 뒤 범행을 준비해왔다고 한다. 그는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다 퇴직한 뒤 충남 아산시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사무실 옆에서 중개업을 하는 업체 대표는 “아침 8시면 가게 문을 열고, 평소 정치적인 발언도 거의 없었다. 왜 부산까지 가서 그런 일을 벌였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 또다른 이웃 중개업자는 “평소 주변 부동산과 교류가 없이 혼자 일했다. 가족들도 서울에 사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로부터 ‘이 대표를 살해하려고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명확한 살해 의도가 있었다고 보고 살인 미수 혐의를 적용해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확인되지 않았고, 범행을 공모한 사람은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소셜미디어에선 그가 민주당원이란 소문이 급속하게 확산됐지만, 경찰은 “정당원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 대표를 겨냥한 김씨의 범행 시도가 처음이 아니라는 주장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됐다. 이 대표가 지난달 13일 민주당 부산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와 전세사기 피해자 간담회에 참석했을 때 김씨가 이번 범행 때 착용한 파란색 왕관 모양 머리띠와 같은 머리띠를 한 남성이 포착된 사진과 영상 등이 근거로 활용됐다. 해당 영상 등에는 ‘나는 이재명’이라고 쓴 손팻말과 함께 펜으로 추정되는 물건을 손에 쥔 김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등장한다.
박준경 부산경찰청 형사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계획범죄에 무게를 두고 범행 동기 파악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 대표가 부산을 방문할 때도 경찰은 민주당 쪽의 별다른 요청이 없어 김해공항 등지의 사전 안전점검 등 통상적인 범죄 예방 등 대처만 했다고 밝혔다.
김규현 송인걸 심우삼 기자 gyuhy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