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여당 대표 때 대선 이틀 전 피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부산 방문에서 피습당한 일과 관련해 과거 비슷한 사례들이 조명되고 있다. 과거에도 주요 정치인들이 선거 전 괴한에게 습격을 받는 등 정치 테러 사건들이 있었다. 이 대표가 흉기로 목 부위를 공격당한 것을 두고 2006년 5월2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커터칼 피습’이 연상된다는 반응이 많다.
당시 제1야당 한나라당의 대표이던 박 전 대통령은 서울 신촌에서 열린 5·31 지방선거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유세 현장에서 지지연설을 하려고 단상에 오르다가 50대 남성 지아무개씨로부터 습격을 당했다. 지씨는 박 전 대통령에게 악수를 청하면서 숨기고 있던 문구용 커터칼을 박 전 대통령의 얼굴에 휘둘렀고, 박 전 대통령은 오른쪽 뺨이 11㎝ 찢어져 60여 바늘을 꿰맸다.
지방선거 열하루 앞에 벌어진 이 사건은 야당에 열세였던 선거 판세를 바꿨다고 평가된다. 박 전 대통령은 입원 도중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받으며 “대전은요?”라고 물은 것으로 전해졌고, 퇴원 직후 대전으로 내려가 선거 지원에 나섰다.
가장 최근에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사례가 있었다. 송 전 대표는 대선을 이틀 앞둔 2022년 3월7일 이재명 후보를 위해 서울 신촌에서 열린 지원 유세 도중 유튜버 표아무개씨가 내려친 둔기에 머리를 맞았다.
흉기나 둔기 수준은 아니지만 달걀에 맞는 정도의 테러는 빈번했다. 대선 후보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2002년), 이명박 전 대통령(2007년) 모두 달걀에 맞았다.
군부 정권 시절에는 야당 정치인의 목숨을 위협할 정도의 일도 있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신민당 원내총무였던 1969년 6월 자택 부근에서 자동차를 타고 가다, 매복하고 있던 괴한들에게 질산(초산) 투척 테러를 당했다. 질산을 바로 맞은 차창은 녹아내렸으나, 다행히 김 전 대통령은 크게 다치지 않았다. 범인은 잡히지 않았다. 1973년 8월에는 일본에서 민주화 활동을 하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일본 도쿄에서 중앙정보부 요원들에게 납치된 뒤 살해당할 뻔하다가 5일 만에 풀려났다.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