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이 기자회견을 열어 “국토교통부와 부산시는 가덕도신공항 건설 추진을 당장 멈춰라”고 요구했다. 김영동 기자
국토교통부가 가덕도신공항 건설공법을 변경해 2029년까지 완공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환경·시민단체들이 가덕도신공항 건설 중단을 요구했다.
부산녹색연합 등 전국 74개 환경·시민단체들이 모여 만든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은 20일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토교통부와 부산시는 가덕도신공항 건설 추진을 당장 멈춰라”고 요구했다.
이 단체는 “공항 건설은 필연적 환경 파괴가 뒤따른다. 가덕도의 국수봉(해발 269m)·성토봉(179m)·남산(188m)은 공항 매립토로 사용되고, 가덕도의 1급 자연·해양 생태 환경은 망가진다. 해양매립에 따른 해류 변화로 낙동강하구도 악영향을 받을 것이 자명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생태파괴를 강행하는 것이 2030년 세계박람회 유치에 나서면서 ‘자연과의 지속가능한 삶’을 제시한 부산시의 민낯”이라고 덧붙였다.
또 “국토교통부와 부산시의 공법을 따르면 섬의 지반과 매립지 지반이 불균등하게 내려앉는 부등침하가 발생할 수 있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세계박람회 개최 전 개항 목표로 공사 기간 단축을 강행하고 있다. 10여년의 공사 기간을 5년 안에 끝낸다는 것은 안전을 내팽개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남영란 활동가는 “생태계를 파괴하는 가덕도신공항 건설은 기후위기를 가속하는 것이다. 많은 생명체가 존재하고 있어 사람도 살아갈 수 있다. 부산을 살리려면 기후위기를 가속하는 공항 건설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박중록 습지와새들의친구 운영위원장은 “자연을 파괴하고 시민 이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사업이다. 기업과 일부 정치권을 위한 무모한 사업을 막기 위해 시민이 힘을 모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4일 국토교통부는 바다를 매립해 공항을 짓겠다는 기존 공법을 바꿔, 땅과 바다에 걸쳐 공항을 건설하겠다는 내용의 ‘가덕도신공항 조기 개항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공사 기간을 2035년에서 2029년으로 앞당길 수 있다고 했다. 국토교통부는 환경훼손 문제에 대해 “육·해상, 동·식물 등에 대한 환경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전략환경영향평가,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환경영향이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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