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가덕도신공항 사업을 2029년 12월 개항을 목표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14일 밝혔다. 사진은 가덕도 신공항 배치 기본계획 검토안. 연합뉴스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음에도 문재인 정부는 예비타당성조사 없이 가덕도 신공항 사업 추진을 강행했다. 그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은 마당에, 윤석열 정부는 완공을 2029년 말로 5년이나 앞당기겠다고 한다. 공사기간을 줄이기 위해 기존 검토 때 안전성 문제로 후순위로 밀려난 공법을 채택하겠다는 것이다. 모두 13조7천억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사업인데 경제성은 말할 것도 없고, 과연 안전한 공항이라도 될지 우려가 크다.
국토교통부가 14일 공개한 가덕도 신공항 기본계획 용역 중간보고회 검토안을 보면, 정부는 가덕도 신공항을 육상과 해상에 걸쳐 배치하고 해상은 매립식 공법으로 짓는다. 지난해 4월 제시한 매립식 해상공항안을 1년 만에 폐기하고 이렇게 바꾼 것은 공사기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다. 2030년 세계박람회(엑스포)를 부산에 유치하려면 공사를 앞당겨 박람회 개최 전에 공항 문을 열어야 한다는 부산시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지난해 사전타당성조사에서 육상과 해상에 걸쳐 공항을 배치하는 안이 후순위로 밀려났던 것은 섬의 지반과 매립지 지반이 불균등하게 내려앉는 부등침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또 섬 왼쪽 가덕수로를 오가는 배와 비행기의 충돌 가능성도 우려됐다. 국토부는 추가 연구 결과, 20년 뒤 부등침하량이 국제 기준 허용치보다 작고, 가덕수로를 지나는 배와 비행기 사이의 거리도 100m 이상 확보돼 여유가 있다고 해명한다. 하지만 육상과 해상에 걸친 공항을 짓더라도 애초 9년5개월로 예상되던 공사기간을 내년 말 착수해 5년 안에 끝낸다는 단축 계획이 무리한 것임을 부정하진 못할 것이다. 공항 터가 가덕도 신공항의 9분의 1에 불과한 울릉공항도 공사기간을 5년으로 잡고 있는 형편이다.
공법을 바꿔 공항을 지으면 처음부터 논란이 됐던 경제성은 더 떨어진다. 사전타당성조사에서 해상공항의 비용 대비 편익(BC) 분석값은 0.51∼0.58이었는데, 육상과 해상에 걸쳐 짓는 경우 0.42∼0.52로 더 낮았다. 국가정책적 추진 사업이라며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고 강행하고 있는데, 이러다 애물단지가 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애초 계획한 공법보다 환경 파괴 면적도 넓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는 8월에 최종적인 경제성, 환경성 평가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무리한 계획을 밀어붙이기 위해 국민을 속이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