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대심도 터널 공사구간에서 지난달 25일 발생한 토사 유출 사고가 90시간이 지난 뒤에야 공개된 것과 관련해 부산시가 자체 감사에 착수했다.
안병윤 부산시 행정부시장은 3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신속하지 못한 보고와 늑장대응 등 미흡한 부분에 대해 시 감사위원회를 통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조사하겠다. 인명피해나 건설장비 피해는 없었지만, 관련 사항의 시민 공개가 늦어진 점을 뼈아프게 생각한다. 시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안 부시장은 그러면서 “앞으로 어떤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즉각 공사를 중지한 뒤 유관기관과 정보를 공유해 시민이 정확한 사실을 알 수 있도록 사고 후 조치 매뉴얼을 확립하겠다”고 덧붙였다.
부산시는 이번과 같은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 앞으로 대심도 터널에서 굴착공사를 할 때는 30m 전방의 지반을 미리 확인하는 지반조사공법을 추가로 실시하기로 했다. 또 도심을 지나는 대심도 공사구간은 안전관리계획을 추가로 수립한 뒤 국토안전관리원 등 전문기관의 검증을 받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한 대심도 터널과 인근 도시철도 3호선 사이 지하에 지반변화를 측정할 수 있는 계측기를 설치하고 사고현장 보강공사가 끝나는 4주가량 모니터링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부산 만덕∼센텀 대심도 터널 공사가 진행 중인 부산 동래구 미남교차로 부근 지하 60m 지점에서 지난달 25일 0시40분께 토사 유출 사고가 발생해 25t 덤프트럭 40여대 분량인 750㎥의 흙더미가 쏟아졌다. 시공사인 롯데건설은 같은 날 오전 11시께 부산시에 사고 사실을 알렸고, 부산시의 현장실사는 다음날 오후 3시가 돼서야 진행됐다. 부산시가 도시철도 3호선 운영사인 부산교통공사에 사고 내용을 통보한 시점은 사고 발생 사흘 만인 지난달 27일 오후 5시였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