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대심도 일부 구간이 무너졌다. 사고 지점에서 작업자들이 보강공사를 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부산의 첫번째 대심도(지하 30~40m 아래에 만든 지하도로) 공사장 일부 구간이 무너져 이 구간 위를 지나는 지하철 속도가 느려졌다. 부산시는 이런 사실을 사고가 나고 사흘이나 지나서 공개해 논란이 인다.
부산시는 28일 “지난 25일 새벽 0시40분께 1분 동안 대심도 해운대 방향 지하 공사장에서 25t 트럭 기준 40여대 분량의 토사와 큰 돌이 무너져내렸다. 인명 피해는 없었다. 27일 오후 5시부터 부산도시철도(지하철) 3호선 미남역~만덕역 구간의 양방향 운행 속도를 시속 70㎞에서 시속 25㎞로 늦춰 운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붕괴 지점은 만덕2터널(1740m) 동래 방향 마지막 지점에서 미남교차로 방향 800여m, 지상 기준 지하 60m 지점으로 대심도 터널의 상단이다. 붕괴 지점에서 사선으로 32m 거리에 부산도시철도 3호선이 다닌다. 붕괴 지점 지상에는 아파트(252가구)가 가까이 있다.
부산시는 소구경(작은 구멍) 강관을 시공하다가 대심도 터널 상단 일부 풍화토층이 무너진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부산시는 무너진 지점에 콘크리트 타설을 하고, 소구경 강관을 박는 등 보강공사를 했다. 부산시와 부산교통공사는 토목학회 자문단이 의견을 제출하는 3월2일까지 미남역~만덕역 구간의 지하철 양방향 운행 속도를 시속 25㎞로 유지하기로 했다.
일부에선 부산시와 시공사인 롯데건설이 사고를 감추려 한 것이 아니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시공사는 사고 발생 즉시 부산시에 보고하지 않고 25일 낮에 보고했다. 사고 발생 뒤 최소 10시간 뒤다. 부산시도 27일 오후에야 부산교통공사에 사고 사실을 알렸다. 부산교통공사는 이날 오후 5시 이후부터 미남역~만덕역 구간의 지하철 속도를 늦췄다. 또 부산시는 28일 오후 6시께 부산시청 기자실을 방문해 이런 사실을 공개했다. 사고 발생일로부터 사흘 뒤였다. 부산시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하고 긴급 복구작업과 전문가 자문 등을 구한 뒤 시민 불편을 우려해 공개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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