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경북 봉화군 아연광산 붕괴사고로 고립됐던 광부 2명의 구조작업이 완료됨에 따라, 경찰이 사고원인을 밝히기 위한 수사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미 지난 8월29일 안전사고로 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갱도에서 또다시 사고가 난 탓에 경찰은 두 사고를 묶어서 한꺼번에 조사한다.

경북경찰청은 5일 “3개팀 18명으로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봉화군 아연광산 붕괴사고의 사고원인 규명을 위한 본격적인 수사를 시작했다. 현재 자료를 검토하고 있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현장감식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곧 사고책임자를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불러서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고가 난 성안자원의 제1수갱(수직갱도)에서는 지난 8월29일 오전 10시6분 지하 50m 지점에서 채석작업을 하던 광부 2명이 흘러내린 광석더미에 미끄러지면서 5m 아래 구덩이로 떨어져 매몰됐다. 이 사고로 광부 1명이 목숨을 잃었다. 채굴업체는 성안자원의 자회사 성안엔엠피코리아다.

이 사고에 대한 조사가 채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달 26일 또다시 제1수갱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경찰은 두 사고를 묶어서 한꺼번에 조사하기로 했다.

전담수사팀장을 맡은 장찬익 경북경찰청 강력계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시간만 다를 뿐 같은 공간에서 2차례 사고가 발생해 광부 1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을 당했다. 게다가 2차 사고는 1차 사고가 발생하고 두달도 되지 않아서 발생했다. 사망사고가 발생한 1차 사고에 대해선 고용노동부가 중대재해법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지난해 12월 산업통상자원부가 내린 안전명령에 대한 업체 쪽의 이행 조처도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2차 사고는 고립 광부들이 모두 생환한 터라 중대재해법이 적용될 여지는 낮다. 중대재해법은 동일 사고로 1명 이상이 숨지거나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해야 ‘중대산업재해’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노동자들의 치료 경과를 봐야겠지만, 이번 사고는 현재 상태로 봤을 때는 중대재해법의 중대산업재해에는 해당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1차 사고는 광산안전관이 광산안전법 위반여부에 대한 입건하면, 중대재해법 위반에 대해서도 입건해 본격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산업통산자원부 소속 광산안전관은 광산 노동자의 안전에 관한 사항을 규정한 ‘광산안전법’ 위반 여부를 수사하는 특별사법경찰관이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