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오후 경북 봉화군 광산 매몰사고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시추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봉화 아연광산 매몰 사고 8일째인 2일 매몰 광부 생사 확인과 구조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폐쇄 갱도로 짐작했던 곳이 뚫려 있었던 데다 진행 중이던 갱도 복구 작업도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지고 있어서다. 생사 확인을 위한 시추 작업 지점도 대폭 늘어났다.
2일 소방당국 등의 말을 종합하면, 구조 당국은 전날 밤 예기치 못했던 새 진입로를 발견했다. 폐쇄 갱도로 여겼던 곳이 알고 보니 뚫려 있었다. 오전 10시 현재 구조 작업자들은 해당 갱도 120m 지점까지 진입한 뒤 가로 막고 있는 암석을 제거하고 있다. 김시현 봉화소방서 재난대응과장은 “(매몰 광부의) 예상 대피 지점까지 거리는 20~25m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며 “음향탐지기를 동원해 (갱도를 통해 매몰 광부의) 생사를 확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난 27일부터 진행 중인 갱도 복구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당국은 하루 전까지만해도 남은 구간(약 80m·2구간 미복구 거리) 복구를 끝내는 데 최소 8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전날 밤 작업 과정에서 남은 구간이 사람이 걸어들어갈 수 있는 수준으로 뚫려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김 과장은 “1·2구간(직선거리 총 145m)을 모두 통과했다. 다만 이후 이어지는 램프웨이(정상 갱도)를 20m 가량 진입하던 중 암석을 만나 제거하고 있다”고 말했다. 램프웨이에서 또다시 암석이 등장하지 않는다면 현재 진행 중인 작업만 끝나면 매몰 광부의 예상 대피 지점에 닿을 수 있다. 다만 당국은 가로 막고 있는 암석의 재질과 지형 변화 등을 고려할 때 작업 완료 시점을 단언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시추 작업 지점은 대폭 늘어났다. 시추 작업은 매몰자들의 생사 확인을 위한 관을 넣기 위해 지상에서 땅을 수직으로 뚫는 작업이다.
애초 두 곳에서 진행되던 작업은 모두 실패로 돌아간 바 있다. 땅을 뚫는 천공기 9대 중 4대는 전날부터 시추를 시작했고 나머지 5대도 조만간 작업을 개시할 예정이다. 이날 자정께는 천공기 3대가 현장에 추가 투입된다. 시추 지점이 종전 2곳(모두 실패)에서 12곳으로 늘어난 셈이다.
한편 지난 26일 저녁 6시께 갱도가 무너지면서 지하 190m 지점에서 채굴 작업을 하던 조장 박아무개(62)씨와 보조작업자 박아무개(56)씨가 빠져 나오지 못했다. 함께 작업하던 7명 중 2명은 이날 저녁 8시께 자력 탈출했고, 3명은 같은 날 밤 11시께 업체 쪽이 구조했다.
김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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