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범죄를 저질러 불구속 상태에서 경찰 조사를 받던 20대 남성이 또다시 피해자를 스토킹하다가 체포됐다.
경남 진주경찰서는 11일 옛 여자친구 ㄴ씨를 스토킹한 혐의(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ㄱ(24)씨를 체포했다. 경찰은 ㄱ씨의 구속영장과 스토킹 잠정조치 4호(경찰서 유치장 또는 구치소 유치)를 신청할 방침이다.
ㄱ씨는 스토킹 잠정조치 2호(피해자나 그 주거 등으로부터 100m 이내 접근 금지)와 3호(피해자에 대한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 금지)가 내려진 상태에서, 지난 3~10일 ㄴ씨에게 70여차례에 걸쳐 합의를 요구하는 전화를 걸거나 문자를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ㄱ씨는 또 에스엔에스(SNS)에 ㄴ씨를 비방하는 글을 쓴 혐의도 받고 있다. ㄱ씨는 지난 10일 지인들과 모임 중인 ㄴ씨를 찾아간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지난달 20일 ㄱ씨는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주거침입, 폭행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당시 ㄱ씨는 헤어지자는 ㄴ씨의 집에 쫓아간 혐의, 새벽에 건물 외벽에 설치된 가스배관을 타고 ㄴ씨 집에 침입한 혐의, 신고하려는 ㄴ씨의 휴대전화를 빼앗고 폭행한 혐의 등을 받았다.
당시 경찰은 ㄱ씨의 구속영장과 스토킹 잠정조치 2·3·4호를 함께 신청했으나, 법원은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 없음’을 이유로 구속영장과 잠정조치 4호는 기각하고 잠정조치 2호와 3호만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경찰은 피해자 ㄴ씨에게 주거지를 ㄱ씨가 모르는 장소로 옮기도록 하고, ㄴ씨가 매일 출퇴근할 때 경찰관 3명과 차량 1대를 동원해 ㄴ씨를 경호했다. 또 ㄴ씨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고, ㄴ씨가 신고하면 최우선 출동하도록 112에 등록했다.
류용희 진주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은 “지난달 20일 구속영장을 신청했을 당시 ㄱ씨의 스토킹 재범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법원의 판단이 아쉽다”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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