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시 남구 인덕동 ㅇ아파트 지상에서 침수된 차량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
경북 포항의 아파트 지하주차장 참사 첫 희생자의 발인이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8일 오전 9시 경북 포항시 북구 포항의료원 장례식장에서 포항 남구 ㅇ아파트 지하주차장 참사로 숨진 허아무개(55)씨 발인이 진행됐다. 이번 참사로 희생된 7명 가운데 첫 발인이다. 허씨의 빈소에는 윤석열 대통령,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이 보낸 조화가 줄지어 있었다. 발인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허씨의 두 딸은 운구 차량에 허씨의 관을 실어 보내며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훔쳤다. 허씨의 배우자는 줄곧 담담한 표정이었고, ‘괜찮느냐’는 직장 동료의 말에 “지나봐야 알 것 같다”고 답했다.
발인 현장을 찾은 허씨 배우자의 직장 동료 김아무개씨는 <한겨레>와 만나 “사모님을 자주 보진 못했지만, 동료의 배우자가 이런 안타까운 사고로 떠나서 황망하다. 동료가 건강이 좋지 않아서 사모님이 직접 차를 빼러 주차장으로 갔다고 한다. 자녀들도 모두 다른 지역으로 출가해 혼자 남을 동료가 걱정이다”고 말했다.
허씨는 지난 6일 밤 10시9분께 최조 실종신고 시점 기준으로 15시간만에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됐다. 그는 애초 소방당국이 파악한 실종자 7명 가운데 포함되지 않았지만, 경찰에 신고한 것이 소방당국과 소통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의료원 장례식장에는 허씨를 포함해 ㅇ아파트 지하주차장 침수로 희생된 7명의 빈소가 마련됐다. 허씨를 제외한 나머지 희생자 6명의 발인은 하루 뒤인 9일 오전 차례로 진행될 예정이다. 유족들은 한 때 합동 분향을 논의했지만, 각자 분향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앞서 지난 6일 아침 ㅇ아파트는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몰고 온 폭우에 인근 하천이 범람하면서 지하주차장 전체가 침수됐다. 이 아파트에서 지하주차장에서만 9명이 고립됐다가 2명만 구조됐다. 소방당국은 지난 7일까지 8차례에 걸쳐 수색을 마쳤다. 8일 오전 9시 기준 배수율은 95%이며, 마지막 수색을 이어 간다.
김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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